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AI신약개발지원센터가 글로벌 제약사 독일 머크사의 신약개발 및 후보물질 탐색 소프트웨어 ‘신시아’를 도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AI 기업들을 마다하고 글로벌 기업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기술력 차이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AI신약개발지원센터와 국내 AI 신약개발 업계는 기술력 차이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AI신약개발지원센터 측은 “머크 AI 프로그램 도입 목적은 해당 프로그램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다. 결코 국내 기업들의 수준이 약해서가 아니다.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공급 등의 비즈니스 모델에 치중하는 대신 제약·바이오 기업들과의 공동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AI 신약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스텐다임 측도 “머크처럼 범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일즈 하는 국내 기업은 드물다. 해외 기업들도 대부분 범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비즈니스로 이익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해서가 아니다. AI 경진대회가 아닌 이상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의 AI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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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신약개발은 기존 신약개발 시간을 최대 50%까지 단축할 수 있다. 개발 기간이 줄어들면 소요되는 비용도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화이자,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한미약품(128940), SK케미칼(285130), 대웅제약(069620) 등 국내 기업들도 스텐다임, 신테카바이오(226330), 파미노젠 등 AI 신약개발기업과 공동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AI 신약개발 생태계가 조성되고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AI 신약개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기업들은 네트워크가 잘 돼 있다 보니 고객사도 화이자 같은 글로벌 제약사와 연결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밀리는 부분이 이런 부분이다. 네트워크 및 자본력에서 해외 기업과 차이가 있는 것은 맞다. 국내 AI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시도도 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기업과 국내 AI 신약개발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약사, AI 기업,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 간의 효율적인 협업이 가능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화종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빅데이터 기반 AI를 활용해 효과적인 신약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제약기업, AI 신약개발기업, 정부, 의료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신약개발 관련 데이터를 공유 활용해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플랫폼 구축은 특정 민간 기업 주도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 하에 공공의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