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색채' 띤 임지원…"물가 낮추던 환율 효과 사라져"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7일 “지난 2년(2016~2017년)간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국내 물가를 끌어내렸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줄고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통화정책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 하에서 운영된다. 특정 시점의 물가가 아니라 중기 시계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 통화정책의 기본은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다. 중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물가 목표치를 미리 제시하고, 이에 맞춰 금리정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물가 수준이 목표치에 미달하면 완화 정책을, 넘어서면 긴축 정책을 펴는 식이다. 한은은 2.0%를 목표치로 두고 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각각 1.6%, 1.7%로 제시했다. 다만 전망치가 목표수준(2.0%)을 하회한다고 해서 반드시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인상할 수 있다.

임 위원의 이날 발언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시그널로 여겨지는 이유다. 환율이 더이상 물가를 끌어내리지 않고 있으니, 향후 소비자물가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임 위원은 “실증연구를 보면 기본적으로 환율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용하고 있음에 이견이 없다”며 “(물가에 대한 환율 영향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 영향을 주고, 시차도 신흥국에서 짧게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1~3개월 사이에 (환율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특히 환율의 중장기적 효과에 방점을 뒀다. 그는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있고 중기적으로는 방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칠 정치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이는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임 위원은 그러면서 “현재 판단할 수 있는 건 환율이 2년동안 물가가 낮아지는데 일조했는데, 그 요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