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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까지 내걸었던 서병수 부산시장은 “‘신공항 백지화’ 결정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김해공항 확장안은 눈앞에 닥친 지역갈등을 피하고 보자는 미봉책”이라고 정부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이어 서 시장은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해 사용하라는 용역 결과는 360만 부산시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김해공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용역에서 또다시 김해공항 확장안이 나온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역 과정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서 시장은 “김해공항을 확장해도 24시간 운영과 안전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구체적인 용역 결과 보고서를 아직 받지 못했지만 정치적 판단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직 사퇴 등 거취 문제는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 서 시장은 “아직 정부 용역 발표 내용을 구체적으로 모르기 때문에 세밀히 분석한 다음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확답을 미뤘다. 서 시장은 이어 “가덕도 신공항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정부의 용역 결과를 다시 분석해 부산시의 독자적 대응 방안을 추후 발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시민들은 지역 갈등을 부추긴 정치권을 꼬집기도 했다. 시청 인근에서 만난 이모(63)씨는 “‘없는 강에 다리도 만든다’고 하는 게 정치인들”이라며 “공항부지선정은 정치적 쇼로 이용됐다”고 비판했다.
◇“두 번이나 농락했다” 밀양시민들 ‘분통’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밀양 시민들을 절망의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밀양지역 역시 분통을 터뜨리는 시민들이 많았다. 21일 오후 3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모인 50여명의 밀양시청 직원들 입에서 일제히 탄식이 흘러나왔다. 미소를 머금고 있던 박일호 밀양시장의 입매가 순식간에 굳어졌다. 결국 박 시장은 용역 보고회를 끝까지 시청하지 못하고 자리를 박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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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박 시장은 ‘용역 결과에 대해서 의기를 제기하겠느냐’는 질문에 “영남권 신공항은 무산됐고 김해공항 확장으로 정부의 의사결정이 끝났다”며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대석 남부권신공항추진위원회 경남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농간에 따른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결과”라며 “굳이 김해공항을 확장하겠다면 안정성 문제를 정부는 증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양시청 인근 공인중개소에는 방송을 본 밀양시민들 5명이 모여 이번 발표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곽태순(57) 씨는 “(신공항) 용역을 줬으면 가덕도를 주거나, 밀양을 주거나 한 곳을 정했어야지, 이럴 거면 왜 세금을 들여서 용역은 했느냐”고 비판했다. 택시기사 정운호(65) 씨는 정부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밀양은 순박한 도시였는데 10여년 동안 신공항 이슈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황폐해지고 지역주민들도 많이 떠났다”며 “밀양 신공항은 영호남에 걸친 지역 균형발전 핵심정책이었던 만큼 정부의 후속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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