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민심, 안정보다 견제 택했다…여소야대 시대 개막(종합)

김성곤 기자I 2016.04.13 23:39:17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민심은 안정보다는 견제를 선택했다.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나타는 유권자 표심은 냉정했다. 새누리당의 과반이 붕괴되면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16년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진 것. 또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면서 자유민주연합 시절 이후 20여년 만에 3당 체제가 확립됐다. 이어 굳건했던 영호남 지역주의가 흔들리면서 여야 후보들이 각자의 적진에서 정치적 교두보를 마련하는 성과도 거뒀다.

새누리당은 내심 자신했던 과반 의석이 붕괴되면서 패닉상황에 접어들었다. 특히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가져온 공천파동의 여파는 수도권 선거에서 대참패를 가져왔다. 당초 야권분열에 따른 어부지리를 통해 과반 플러스 알파는 예상했던 것과는 180도 정반대의 결과였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 또는 비상등이 켜졌다.

참패가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압승과 영남지역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당초 목표로 했던 110석 안팎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야권의 심장 광주를 비롯한 텃밭 호남에서의 대참패로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국민의당은 목표로 했던 최대 4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얻으면서 대약진을 이뤄냈다. 다만 수도권에서는 기대했던 의석수에는 못미쳐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목표로 했던 두자릿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간판스타인 심상정 대표(경기 고양갑)과 노회찬 후보(창원 성산)에서 승리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이번 20대 총선 결과는 예상밖의 이변이었다. 설마했던 새누리당의 과반이 붕괴된 것. 극심한 공천파동의 여파로 수도권 민심이 돌아섰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야권이 분열하면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경합지역에서 당선권으로 분류했던 후보 대부분이 탈락했다. 서울 종로에 출마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낙선이 대표적이다. 또 김부겸 전 더민주 의원은 물론 무소속 유승민, 주호영 의원 등의 선전 속에 텃밭인 영남이 흔들린 것도 주요 변수였다. 야권은 총선 이후 거센 정치적 격변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는 수도권 경합지역에서 승리했지만 텃밭 호남을 국민의당에 사실상 내주면서 총선 이후 양당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의 차기 구도 또한 급변하게 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 등 이른바 빅3구도에 미묘한 균열이 일어났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는 총선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차기 행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안철수 대표는 총선 이후 야권재편의 주도권을 지면서 차기주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밖에 대구 동을의 무소속 유승민 의원과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전 더민주 의원은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여야 차기경쟁에 뛰어들 자산을 마련했다.

한편 이번 총선의 잠정 최종 투표율은 58.0%로 집계됐다. 19대 총선 투표율인 54.2%보다 3.8%포인트, 사전투표가 처음 시행됐던 2014년 6·4지방선거 최종 투표율 56.8%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지역별로는 영남은 낮고 호남은 높은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이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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