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이날 종가 기준 그룹 전체 시총 71조 14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주사 HD현대(267250)를 포함한 그룹 상장사 시총을 모두 더한 값으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5일 이후 21.13% 늘어난 규모다. 그룹 시총 순위도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한화그룹도 시총을 4조원 넘게 늘리며 8위에서 7위로 상승했다.
|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조선 종목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수혜 종목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북미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C) 수주,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글로벌 함정 프로젝트 수주, 미국의 중국 조선업 제재 등을 트럼프 당선에 따른 투자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HD현대그룹에선 HD현대중공업이 이 기간 38.29%의 상승률을 보였고, HD현대미포(010620)와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각각 20%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화그룹에선 한화오션(042660)이 39.56% 올랐다. 이와 함께 전력기기와 방산 부문도 트럼프 수혜 종목으로 꼽히면서 HD현대일렉트릭(267260)과 한화시스템(272210)의 주가도 각각 15.20%, 47.57% 오르며 시총 증가에 힘을 보탰다.
다만, 2차전지 관련 기업이 포함된 그룹 순위는 하락했다. 포스코그룹은 시총이 8조원 가까이 줄면서 5위에서 6위로, 에코프로그룹은 시총이 6조원 넘게 줄면서 9위에서 10위로 내려앉았다. 트럼프 당선에 따라 미국 내 2차전지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포스코퓨처엠은 22.49%,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8.26%, 22.03% 내렸다.
2차전지 산업의 수요 부진과 불확실성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전기차 출하량 전망치를 지난 6월 추정한 2100만대에서 1975만대로 낮춘다”며 “고객사 내 배터리 재고 조정이 이어지고, 미국에선 전기차 보조금과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축소·폐지가 우려돼 정책적 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트럼프 트레이딩’이 지속하면서 이러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리라고 전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완연한 매크로·실적 공백 기간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은 평시 대비 상대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 당선인 쪽에서 나오는 내러티브에 시장이 일희일비하는 장세 전개에 무게를 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