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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헤즈볼라 개입시 미군 파병 가능성 검토"

박종화 기자I 2023.10.18 19:02:42

美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 보도
헤즈볼라 공격 수위·이스라엘 대응여력 따라 결정
"블링컨, 중동 정상들에 ''미군 자산 투입 농담아냐'' 경고"
"바이든, 이스라엘에도 헤즈볼라 자극 자제 요청"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전쟁에 개입할 경우 미군을 투입, 저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 총리 벤자민 네타냐후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미국·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헤즈볼라가 이번 전쟁에 전면 개입할 경우 미군 병력을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백악관이 검토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관계자들은 헤즈볼라가 전쟁에 끼어들 경우 그 공격 범위와 이스라엘의 대응 여력에 따라 미군 투입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백악관은 악시오스 보도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반(反)이스라엘을 고리로 협력을 강화했다. 이들은 중동 내 반이스라엘 진영의 수장인 이란의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헤즈볼라도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군과 국지전을 벌이며 하마스에 호응했다.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반격이 거세지자 이란과 헤즈볼라는 국지전 차원을 넘어 이스라엘을 전면 공격할 수 있다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이란 국영방송에 나와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자신에게 “오늘 선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과 싸워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헤즈볼라가 전쟁에 본격적으로 개입한다면 이스라엘군은 북쪽에선 헤즈볼라와, 남쪽에선 하마스와 싸우는 이중고에 처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번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비화할 우려도 커진다.

이 때문에 미국 역시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 인근 해역에 항모 전단 등을 파견해 이들에게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복수의 미국 관계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동 각국 정상들에게 미국이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미군 자산을 투입하는 건 ‘농담이 아니다’고 했다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제3국을 통해서도 개입을 자제할 것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란과 헤즈볼라는 자신들은 확전을 원하지 않지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공세를 이어간다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도 레바논 국경 인근에서 헤즈볼라를 자극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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