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유인촌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유 후보자에 대한 두 자녀의 아빠찬스 의혹과 증여세 납부 문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을 놓고 충돌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놓고선 여야가 치열하게 맞섰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 후보자가 MB정부 재임 시절 블랙리스트를 관리·실행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적극적인 방어막을 폈다.
유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블랙리스트란 말도 없었고, 실체도 존재하지 않았다”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전면 반박했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사건 경위와 사실관계 등을 기록한 백서에 유 후보자의 이름이 104번 언급된다’는 지적에는 “제 이야기를 104번씩 거론하면서 왜 저를 구속 안 했는지 궁금하다”고 받아쳤다.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 특별법을 제정해 재조사를 하자는 문화예술계 일각의 요구엔 “이왕 한다면 노무현, 문재인 정부까지 다 하는 것도 괜찮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후보자 탈세 의혹 관련 야당 의원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야당은 이날 본질의에 앞서 유 후보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히 제출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앞서 유 후보자는 두 자녀가 아버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 각각 7억원, 17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입했으나 증여세 납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탈세 의혹을 받았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두 아들이 담보 대출 없이 아파트를 구입한 것을 거론, “아들들의 능력이 뛰어난 것이냐, ‘아빠 찬스’를 사용한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증여세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유 후보자는 “이미 ‘증여했다’는 부분을 (인사청문회 사전질의 답변서) 자료에 명기했고, 또 그에 따른 증여세도 다 완납했다”고 맞섰다.
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정당하게 납부했다면 (증여세 납부 내역을) 제출 못 할 이유가 없다”고 하자, 유 후보자는 “자녀들이 이미 다 장성해 독립생계를 하고 있고, 본인들도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지침대로 고지거부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배우로 활동 중인 유 후보자 장남이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양정웅 연출가의 무대에 자주 섰던 것을 언급하며 ‘아빠찬스’ 의혹을 꺼내 들었다. 유 후보자는 “(아들의 연기 생활에) 실제 관여한 적이 전혀 없고, 또 제 후광을 입었다고는 하지만 현실을 잘 모르는 말”이라면서 “이쪽은 철저하게 자기 실력으로 크는 곳이다. 양정웅 연출과 계속 작업을 한 것은 그의 극단 단원이었기 때문으로 그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들이) 연극보다 영화를 찍고 있는데 거의 단역으로 다니면서 고생하고 있다”며 “굉장히 억울해 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한편 임오경 의원은 질의에 앞서 유 후보자가 장관 재직 시절인 2008년 국정감사장에서 취재진에게 ‘찍지마 XX’ 등으로 발언하는 영상을 틀었고, 여당으로부터 ‘음성 재생 시 여야 간사 합의를 거쳐달라’는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