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아침 서울 동작구 성대전통시장에서 만난 정육점 사장 A씨는 가게 앞 진열대를 걸레로 닦으며 원망스러운 듯 하늘을 올려봤다. “조금이라도 비가 오면 철렁하죠. 또 똑같은 일이 일어날까 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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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만이 아니다. 이날 동작구 성대전통시장과 남성사계시장에서 만난 상인들 사이에선 추석 대목을 앞둔 ‘활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마가 할퀴고 간 지 어느새 3주가 지났지만, 적지 않은 가게들은 여전히 내부 수리로 분주했다. 성대전통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냉동고가 물에 잠겨 수리하느라 영업을 못하다 겨우 지난주부터 문을 열었다”며 “그간 손님을 받지 못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아직도 100% 복구는 안됐다”고 말했다.
남성사계시장에서 귀금속 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귀금속 진열대 높이까지 물이 차서 진열대를 모두 바꿨다”며 “귀금속들도 제대로 진열도 못 하고 한데 모아서 진열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피해 본 것만 따지면 5000만원 이상”이라며 “아직도 내부 문짝을 수리하고 있다”고 한숨 쉬었다. 맞은편 속옷 등을 판매하는 옷 가게도 피해복구에 바쁘다 보니 매대 진열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인 D씨는 “옷을 일일이 분류해서까지 진열해서 팔기에는 아직까지 여유가 없어, 한 데 모아 진열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지방자치단체 등이 약속한 지원금 지급이 더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동작구에서 점포당 수백만원의 복구비를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두 시장의 상인들은 아직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피해를 얼마만큼 봤는지 현황 파악을 해간 지가 언제인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조차 모른다”며 “추석이 코 앞인데 아직 아무 말이 없는 건 너무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동작구청 관계자는 “전날 추가경정예산으로 점포당 지원금이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랐다”면서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최대한 추석 전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