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환원제철은 전통적 쇳물 생산 방식인 고로(용광로) 공법을 대체하는 신기술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기존 고로 공법과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철을 생산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특히 포스코는 세계 철강사를 모아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논의하고 리더십을 강화할 전략이다.
김 사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HyIS 2021 프레스 데이’에서 “전 세계 110여개 국가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한 만큼 철강업계에선 수소환원제철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철강업계의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고 업계 간 공동 협력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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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다음 달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HyIS 2021 국제 포럼’(Hydrogen Iron&Steel Making Forum)을 개최한다. 전 세계 철강사가 한 데 모여 수소환원제철 개발 동향과 저탄소 정책, 기술개발 협업에 대해 논의하는 세계 최초의 ‘수소환원제철 국제 포럼’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의 저탄소 사회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철강사들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기존 고로 공법은 300여년에 걸쳐 세계 각국의 철강업체들이 경쟁하면서 진화해온 효율적이고 고도화된 프로세스가 있다”면서 “수소환원제철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인데다가 각 기업이 개별로 가게 되면 상용화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세계철강협회와 각 철강사에 포럼을 제안했더니 반응이 좋아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전 세계 철강사에 수소환원제철을 공동 개발하자는 뜻을 드러냈다. 포스코는 지난 5월 제52차 세계철강협회 기술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포럼 개최를 제안했고, 위원회 회원사들의 투표로 개최가 확정됐다. 아르셀로미탈·일본제철 등 10개 철강사, 유럽철강협회 등 3개 철강협회를 포함해 총 29개 기관이 이번 포럼에 참여한다.
참가 기업들은 이번 포럼을 통해 각사의 탄소중립 계획과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현황 등을 발표한다. 포스코에선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이 참석해 포스코 고유의 제선기술인 파이넥스(FINEX)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수소환원제철 공법 ‘HyREX’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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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포럼을 통해 파이넥스(FINEX) 공정 일부를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의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 철강사들이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공유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한 만큼 글로벌 선도 철강업체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파이넥스 공정에 쓰이는 유동환원로를 적용하고 있다.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은 “수소환원제철은 제철의 역사를 새로 쓰는 혁명적 기술로, 철강사들이 인류 공영의 측면에서 함께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해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포스코 내부적으로는 파이넥스 유동환원로 기술 일정 부분을 플랫폼으로 내놓고 여기서 나오는 추가 기술을 공유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스코는 자사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현재 유럽 철강사들이 주로 도입하고 있는 ‘샤프트형 미드렉스’(Shaft Midrex)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샤프트형은 철광석을 펠릿 형태로 가공해야 하는 공정이 있어야 하지만, 포스코는 유동환원로를 적용해 분철광석(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바로 공정에 투입할 수 있다.
이 연구원장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분철광석을 전처리 없이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면에서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번 포럼에서 발표하면 비교가 되겠지만, 포스코의 방법이 여러 장점이 있지 않겠나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포스코는 기존 철강 사업만으로는 그룹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수소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을 포함해 수소사업 전반에 가치사슬(벨류체인)을 구축해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