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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30 '행복감' 가장 낮다…'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출간

이윤정 기자I 2019.04.09 14:57:55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카카오같이가치 협업
1년6개월간 150만명 '안녕지수' 조사
남북정상회담에 행복지수 상승…부동산 대책땐 하락
"사회적 이슈가 일상 행복에 영향 미쳐"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9일 서울 종로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ABOUT H: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21세기북스).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한민국의 안녕지수를 측정한 결과 2030 청춘들의 행복감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들이 우리 사회에 갖고 있는 불안감과 불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

UN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행복 순위는 156개국 중 57위다. 우리는 불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최초로 대한민국 365일의 행복 데이터를 낱낱이 기록한 책이 나왔다. ‘ABOUT H: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21세기북스)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같이가치가 2017년 9월부터 진행한 ‘대한민국 안녕지수 프로젝트’를 분석한 보고서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마음날씨’ 플랫폼을 통해 지난 1년 6개월간 15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한번 이상 ‘안녕지수’ 테스트에 참여했다. 누적 건수로는 300만건 이상의 데이터가 축적됐다. 이번 책은 매년 상반기 발간 예정인 시리즈의 첫 시작이다.

9일 서울 종로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프로젝트 총괄을 맡은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 책은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실천’의 문제라기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팩트’에 근거한 것”이라며 “작년 한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만큼 행복을 느꼈고 어떤 사건들이 행복에 영향을 주었는지 면밀히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월요병보다 ‘목요병’…가장 행복한 도시 ‘세종시’

책은 크게 두 개의 파트로 구성했다. ‘대한민국 안녕 보고서’에서는 2018년 한국인의 행복 수준을 연령별, 성별, 요일별, 시간대별, 지역별로 나눠 세밀하게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대한민국 심리 보고서’에서는 대표적인 심리 지표인 성격·자존감·물질주의·감사·사회비교·사회적 지지 등 6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다.

연령별 평균 안녕지수.


지난해 2030 청춘들이 가장 낮은 수준의 행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의 안녕지수는 10점 만점 중 각각 5.06, 5.12로 가장 낮았고, 60대는 6.03, 10대는 5.75로 높았다. 최 교수는 “2030 세대가 감사하는 성향이 가장 낮게 나타났고, 10대와 20대에서는 남과의 비교 성향이 유독 강하게 나타났다”며 “성격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러한 성향이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30 세대 중에서도 여성의 행복도가 유독 낮은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위계질서와 가부장적인 문화가 남아있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의 부담이 더욱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안녕지수 순위.


가장 행복한 도시는 ‘세종시’로 나타났다. 세종시의 안녕지수는 5.58로 1위, 인천과 서울은 각각 5.21과 5.25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 교수는 “세종시의 안녕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이유는 앞으로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지역별 편차는 미미해서 지역별 행복 점수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거나 일반화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요일별로는 월요병보다 목요병이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가장 행복했던 날은 3일간의 연휴가 생겼던 5월 5일로 나타났다. 또한 1·2차 남북정상회담 당일 국민들의 안녕지수가 상승했으며, 반대로 9.13 부동산 대책 발표날에는 안녕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최 교수는 “흔히 행복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회적 이슈들이 일상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정책을 수립하거나 평가를 할 때 좋은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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