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한 식구가 된 하만과 시너지 효과 창출에 속도를 낸다. 하만의 차량용 전장 시스템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를 탑재한다. 운전자를 돕는 역할을 맡으면서 향후 자율주행차로 활용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하만은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차세대 자동차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하만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분야 산업계의 리더가 되자”는 이른바 ‘커넥티드카 2025 비전’을 수립했다.
22일 홍콩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 2017 투자자 포럼’에서 다린 슈척 하만 커뮤니케이션팀 시니어디렉터는 “삼성의 인공지능 비서 기술인 빅스비를 하만의 전장 솔루션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하만’ 시너지 본격화..자율주행차까지 ‘쭉’
이날 발표자로 나선 하만 슈척 디렉터는 하만이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연결하는 ‘엔드투엔트 컴퓨트 플랫폼’ 분야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하며 빅스비 도입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하만 모두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빅스비가 자율주행차의 중요한 요소로도 올라 설 전망이다.
슈척 디렉터는 “우리(하만)가 보유한 기술이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와 매우 부합한다”며 “서로가 갖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보완해주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후 하만이 보유한 오디오 기술력을 신제품에 적용하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3월 출시한 갤럭시S8에는 하만이 보유한 유명 오디오 브랜드 AKG의 기술이 적용됐다. 고급 오디오 기능을 제공하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의 음질 경쟁에서 앞서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만 측은 “삼성의 고화질 모니터와 하만의 JBL 스피커가 결합되는 사례부터, 대규모 공연장에서 하만의 음향기기와 삼성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함께 활용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비전 2025’..직관적 운전자 환경 마련
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시너지 효과는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기대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오는 2021년까지 연 평균 8.4% 성장해 567억달러(약 6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만은 이미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전 세계 36개 이상의 완성차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커넥티드카와 커넥티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다. 삼성전자에 인수되기전 하만은 이미 통신망을 통해 주요 정보를 서버에서 받아와 활용하고 다시 전송해 빅데이터를 모으는 ‘차량용 클라우드 서비스(하만 이그나이트)’를 운영해왔다. 운전자가 차량을 이용하면서 단순히 혼자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하게 하고, 나아가 자율주행차 시대를 주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왔던 것. 삼성전자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자율주행차 운영 허가신청을 제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분야 산업계의 리더가 되자”는 이른바 ‘커넥티드카 2025 비전’을 수립했다. 기존의 내비게이션이나 핸즈프리 정도의 사용자 경험을 넘어, 인포테인먼트부터 음향, 조명, 대시보드 등 전체를 아우르는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을 통해 보다 직관적이고, 안전성도 높이는 환경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AI 비서인 빅스비가 더해지면 음성을 통해 음악재생부터 차량 제어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지게 된다. 이러한 전략을 하만은 이른바 ‘3I’로 정의했다.(표 참조)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DC) 2017’ 행사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갤럭시 스마트폰 제품과 여기에 적용된 홍채인식(삼성패스), 간편결제(삼성페이), 사물인터넷 서비스(삼성 커넥트) 등 다양한 서비스 관련 개발자를 초청한다. 관련된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개발자도구(SDK)를 배포하고 이에 대해 소개하며 관련 생태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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