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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재판장 최기상)는 25일 홍모씨 등 55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90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제는 물자가 부족해지고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치닫던 1944년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 징용을 실시했다. 홍씨 등은 그해 8월부터 9월 사이에 강제 징용에 동원돼 일본 히로시마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기계제작소 등으로 끌려갔다.
홍씨 등은 주철공장과 기계공장에서 주철 작업이나 철광석 분쇄, 주형물 제작 등을 맡았다. 일제에 끌려온 홍씨 등은 매달 이틀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했다. 이들은 10여명이 좁은 방에서 생활하면서 숙식을 해결하고 경계가 삼엄해 도망갈 수도 없었다.
이듬해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기계제작소 등이 파괴되면서 공장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홍씨 등은 허리 부상을 입은 채로 밀항선을 타고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홍씨 등은 원자폭탄 피폭 후유증과 신체적 장해 등에 시달렸다.
뒤늦게 정부가 일본과 청구권 협정을 맺자 홍씨 등은 1995년 일본 히로시마지지방재판소에 미쓰비시를 상대로 강제징용 당시 받지 못한 임금 등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7년 홍씨 등이 낸 손해배상 소송을 상고 기각했다.
그런데 강제징용 피해자인 정모씨 등은 일본에서 소송을 진행 중이던 2000년 부산지법에 미쓰비시를 상대로 동일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이 정씨 손을 들어주자 부산고법이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재상고심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있다.
숨진 홍씨 유족도 서울중앙지법에 “숨진 홍씨가 일제 치하에서 강제로 일본으로 연행돼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한 노동에 종사했다”라며 “미쓰비시 중공업이 숨진 강제노동 피해자에게 손해배할 책임이 있다”라는 이유로 미쓰비시를 상대로 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 법원은 사실상 홍씨 유족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미쓰비시가 일제의 불법 식민지배와 침략전쟁 당시 강제 인력동원정책에 적극 동참해 숨진 홍씨 등을 연행해 불법으로 강제 노동시켰다”라며 “미쓰비씨가 71년이 지나도록 홍씨 등에게 손해배상하지 않았으므로 1인당 (1억원 중) 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