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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SK가스, LPG 넘어 LNG까지..국내 최초 듀얼발전소 가보니

하지나 기자I 2023.04.27 15:30:00

울산GPS 사업부지만 14만㎡..사업비 1.4조 투입
가스·스팀터빈 통해 2차례 전기 생산..연간 860만MWh 규모
LPG·LNG 중 저렴한 연료로 수익극대화..수소혼소도 30%까지
윤병석 사장 "울산모델 이어 또다른 GPS 만드는 것이 목표"

[울산=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SK가스는 변화의 시작점에 왔습니다.” (윤병석 SK가스 대표)

서민연료인 LPG 공급회사에 산업용·트레이딩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한 SK가스가 LNG를 통해 한 단계 도약에 나선다. 그 핵심 전초기지가 바로 국내 최초의 LNG·LPG 듀얼발전소인 울산GPS다.

◇울산GPS, 국내 최초 LPG·LNG 듀얼발전소

26일 기자가 방문한 울산GPS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1000여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전날 내린 비 때문에 밀린 작업을 하느라 분주하다. 울산GPS 부지 면적은 14만㎡으로, 사업비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울산GPS 현장 사진(사진=SK가스 제공)
울산GPS의 주기기는 가스터빈(410.5MW) 2개, 스팀터빈(406MW) 1개로 구성돼 있다. 가스터빈은 LNG, LPG 모두 사용 가능하다. 국내 최초의 듀얼 퓨얼(dual feul) 발전소다. 발전용량은 1.2GW로,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GW급 듀얼 퓨얼 발전소는 유일하다.

울산GPS는 두 번에 걸쳐 전기를 생산한다. 가스터빈을 통해 1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한 1700도 가량의 뜨거운 배기가스를 버리지 않고 배열회수보일러에 투입해 물을 증기로 만들어 스팀터빈을 한 번 더 돌린다.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은 이미 안착이 된 상태다. 25인승 규모의 버스 1대 크기에 무게만 250t에 달한다. 장치를 활용해 공중에 띄운 뒤 제자리를 잡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물을 스팀으로 만드는 배열회수보일러도 막바지 작업에 들어섰다. 이때 필요한 물을 담아두는 용수탱크도 인근에 자리했다. 하루에 2만~2.5만t 규모의 물이 사용된다.

울산GPS의 연간 전력 생산량은 860만MWh이다. 280만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2022년 3월 착공에 들어섰고 현재 평균 공정률은 77.6%,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이다.

◇최적의 입지조건·고효율 장점

울산GPS의 강점은 크게 3가지다. LNG와 LPG 두 연료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황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높은 연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최적의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울산 산업단지 중심에 위치하다보니 전력과 연료 수요가 풍부하다. 울산의 전력 자급률은 80%도 채 되지 않는다. 특히 LPG를 공급하는 울산 SK기지와 LNG를 공급하는 KET와 거리는 3Km 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 모두 배관으로 이송한다.

울산GPS 가스터빈 사진(사진=SK가스 제공)
SK가스는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울산 북항에 2024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를 건설 중이다. 석유제품 138만 배럴 및 LNG 135만배럴 등 총 273만배럴 규모의 탱크와 3대의 연료수송선이 한번에 정박, 하역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탱크 3기가 건설 중이며 최종 4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울산GPS는 고효율의 복합발전소이다. 현존하고 있는 복합발전기 중에서 가장 높은 효율을 갖고 있다. 저원가에 전기를 생산하면서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도 크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로 ESG 인증을 받기도 했다.

◇2025년 LNG 등 신사업서 2500억 세전이익 기대

SK가스는 궁극적으로는 넷제로(온실가스 배출·흡수하는 양을 같게 해서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를 지향하고 있다. 그 과도기적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LNG다. 실제로 울산GPS는 수소혼소도 30%까지 가능하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SK가스가 넷제로로 향하는 그 시작이 2024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초부터 울산GPS, KET터미널의 시운전이 시작되고 하반기부터 상업 운전에 돌입한다.

울산GPS 항공사진(사진=SK가스 제공)
그는 “신재생에너지가 점점 커지면서 LNG 수요가 늘어나면 또다시 LNG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면서 “LNG와 LPG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SK가스만이 갖고 있는 차별적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LPG와 LNG 중 저렴한 연료를 공급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통상 장기계약으로 이뤄지는 LNG의 스팟가격이 오르면 시장에 LNG를 내다팔고 발전소 원료로 LPG를 사용해 추가 수익 창출을 도모한다.

SK가스는 2025년 기존 LPG사업 2500억원, 신사업(LNG·터미널·전력사업)에서 2500억원 등 총 5000억원의 세전이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2030년에는 이를 7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

윤 대표는 “2026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울산모델’을 완성하면 또 다른 버전의 GPS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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