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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암호화폐 관련 사기 1년새 16% 늘어…피해액은 32% 급증

방성훈 기자I 2022.11.28 17:36:25

작년 10월~올해 9월 암호화폐 사기 피해액 3650억원
테라-루나·오징어게임 코인·머스크 사칭 등 주요 사례 꼽혀
FTX 붕괴로 경계↑…"어려울 때 단기·고수익 미끼로 유혹"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에서 암호화폐 관련 사기가 1년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금융 습관이 온라인 기반으로 옮겨가면서 피해 사례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영국 금융사기범죄 신고접수 창구인 ‘액션 프로드’를 인용,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접수된 암호화폐 관련 사기 사건이 전년 동기대비 1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일반 사기 범죄 증가율 8%의 두 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암호화폐 사기 관련 피해액은 2억 2600만파운드(약 3650억원)로 32%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사기 범죄 피해액(13억파운드·약 2조 1000억원)의 17.3% 규모다. 이 가운데 3300만파운드(약 533억 1400만원)는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 당시 발생했다.

주요 피해 사례 중에는 암호화폐 옹호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그들의 가짜 보증을 악용한 사기 사건이 다수 접수됐다. 지난해 11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테마로 한 ‘스퀴드’(SQUID) 코인 제작자가 250만파운드를 현금화해 도주한 사건도 주요 피해 사례로 꼽혔다.

최근엔 거래량 기준 세계 3위였던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사기 범죄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선 투자액이 묶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법률 수수료를 지불한 후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식의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잇따른 사고에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금융소비자들에게 고위험 자산 등급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했지만, 암호화폐 관련 사기 사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영국 규제당국은 지난 8월 암호화폐 광고시 지켜야 할 지침을 마련하고 ‘친구 추천’ 등과 같은 인센티브 지급을 금지했다. 일부 시중은행은 높은 사기율을 근거로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지불을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영국 로펌 핀센트 메이슨은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한 이후 점점 더 많은 피해자가 ‘러그풀’(rugpull, 투자금을 챙긴 후 도주하는 행위) 또는 ‘펌프 앤드 덤프’(pump-and-dump·인위적으로 가격을 부풀린 뒤 폭락시키는 행위) 사례의 희생량이 됐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사기꾼들은 항상 단기간 내 막대한 수익을 약속하며 경험이 적은 투자자들을 잡아먹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세 추적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잇따른 사건·사고 여파로 최근 비트코인은 1코인당 1만 6500달러(약 2209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1년 전 5만 4500달러(약 7295만원) 대비 70% 가량 폭락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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