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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청년희망ON’에 삼성과 LG, KT 등 재계가 약속한 일자리 창출 개수다. 지금까지 정부·재계가 ‘청년 희망이 먼저’란 구호를 외치며 의기투합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여기에 SK그룹·현대자동차그룹 등도 동참할 계획이어서 향후 재계에서 만들어지는 청년 일자리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대재해처벌법시행·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지만, 온 국민이 염원하는 정책에 대해선 정부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기업들의 생각인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구현모 KT 대표 등 재계 리더들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소임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입을 모으는 배경이다.
◇저번엔 이재용, 이번엔 구광모 차례
21일 정부·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이날 오후 강서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나 ‘청년희망 ON’ 프로젝트 3번째 파트너십을 맺었다. KT·삼성에 이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LG그룹은 향후 3년간 3만명의 직접 채용을 포함, 모두 3만 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부 측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오영식 국무총리비서실장·윤성욱 국무2차장이, LG그룹 측은 권영수 부회장·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이방수 사장이 배석했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올해 LG전자의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 중단, LX그룹 분리 등에도 불구, 되레 10% 확대한 매년 1만 명대의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LG커넥트’, ‘오픈랩’ 등 스타트업 분야에 1500억원을 넣어 향후 3년간 약 2000개의 일자리를, 대학들과의 ‘채용계약학과’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소프트웨어(SW)·광학·스마트융합에 국한된 분야를 배터리·인공지능(AI) 전공으로까지 확대해 5800개의 일자리를 각각 만들기로 했다. 더 나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프로그램인 ‘LG 소셜캠퍼스’와 지역 청년 혁신가를 키우는 ‘로컬밸류업프로그램’ 등을 강화해 1200개의 일자리도 더 배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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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총리는 지난달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고 이건희 회장을 소환해 “인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셨다. 생전에 ‘기업의 모든 성공은 인재에 달려 있다’는 말씀을 강조하셨는데, 오늘 삼성이 큰 힘을 모아주신 것도 회장님의 그런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태원·정의선도 다음 차례 기다린다
이참에 김 총리는 재계의 힘을 더 빌릴 생각이다. 오는 25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나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배터리·바이오 등에서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잡힌 건 아니나 다음 달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조우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시행·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등 문재인 정부의 기업 옥죄기 정책으로 기업들이 적잖은 어려움에 휩싸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범(汎) 국가적 사안에 대해선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게 기업들의 사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