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 '文에 경공모 보고' 의혹 부인…"재판서 밝혀질 것"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속행공판을 받기 위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김경수(51) 경남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활동을 보고했다는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의 주장에 대해 “추후 재판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것”이라며 부인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두번째 공판기일에 출석한 김 지사는 법정으로 향하기 전 ‘1차 공판에서 (당시) 문재인 대표에게 경공모 활동을 보고했다는 말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김 지사에 대한 첫 공판에서 드루킹 일당 중 한 명인 ‘솔본아르타’ 양모(35)씨는 “김 지사가 경공모 거사와 관련한 공격이 있으면 책임지고 방어해주겠다”·“(김 지사가) 경공모에 대한 문재인 대표에게 보고했고, 문 대표가 ‘드루킹’이란 닉네임을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개발자인 ‘둘리’ 우모(32)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우씨는 지난 2016년 11월 김 지사가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했을 당시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증언했다.

우씨는 “(시연회 당일) 김 지사는 ‘ㄷ’자 모양의 책상 앞쪽에 자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에게 프로토타입을 시연했냐’는 특검 측 질문에 “그렇다.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보고난 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았다”고 답했다. 또 “(시연회에서는) JTBC 보도 중 최순실과 고영태에 대한 댓글을 클릭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우씨는 아울러 “드루킹 김씨가 김 지사가 처음 산채를 방문한 뒤 새누리당 댓글 기계에 대한 대응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원래 2017년 중반 개발 예정이었던 킹크랩 프로토타입을 드루킹 김씨가 김 지사 2차 방문에 맞춰 개발하라고 재촉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지사 측은 센다이 총영사를 추천한 것이 국회의원의 일반적 행위였음을 밝히기 위해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지사 측은 “인사 추천과 관련해 김 지사의 (추천) 행위가 경공모 회원들의 특정 이익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행위가 아니고 일반적인 정치인의 행동임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김 지사가 이를 직접 설명하는 것보다 제3자가 말하는 것이 객관적이다”고 증인 신청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일반적 추천 인사 내용 등과 같은 정치인의 행동은 이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고 시간만 버리는 것”이라 반발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 측에 정식으로 증인 신청서를 낼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 측이 낸 증인 신청서를 바탕으로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2016년 11월 9일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해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킹크랩 초기버전(프로토타입)에 대한 시연을 참관한 후 드루킹 김씨에게 댓글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지난해 6월 드루킹과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를 드루킹 측에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