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토종 스마트폰업체 "중국업체들 관세 부과 해달라"

차예지 기자I 2017.04.17 15:15:04
인도의 라이프 스마트폰./라이프 홈페이지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인도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 시장의 절반 가까이 잠식한 중국 업체에 맞서기 위해 정부에 관세를 부과해 줄 것을 요청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 토종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풍부한 보조금을 등에 업은 채 공격적인 가격과 마케팅으로 자국 모바일 시장을 접수한 중국 업체에 맞서기 위해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인도 토종인 마이크로맥스와 인텍스가 인도 시장을 지배하는 업체로 성장하고 있었지만 지난 1년간 이러한 사정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 레노보, 오포 등은 인도 시장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며 지난해 4분기에 1년 전보다 시장점유율이 14% 증가한 46%를 기록했다. 반면 인도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같은기간 54%에서 20%로 추락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인도 기업인들은 정부가 나서서 자국 업체를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렌드라 반살 인텍스 창업주는 “정부가 더 자국민을 지원해야 한다”며 “모든 아이들은 부모가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살은 해외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스마트폰에 “반덤핑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조립하는 중국 업체도 중국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을 상쇄하기 위해서 추가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인도에서 파는 스마트폰의 약 75%는 인도 내에서 조립하고 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업계 지도자들이 최근 몇주 동안 인도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그들의 우려를 대략적으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인도 토종업체들은 자국 유명인을 내세운 중국의 대대적인 광고에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도 곳곳의 광고판에는 발리우드 스타 디피카 파두론이 오포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인도 크리켓 스타인 비라트 콜리는 지오니 스마트폰을 응시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같이 인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지난해에 1억900만개의 스마트폰이 팔렸고, 이는 3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카본모바일 창업자인 프라딥 자인은 “정부가 뭔가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는 업계 뿐 아니라 정부에도 손실이다”라고 말했다.

카본모바일은 한때 인도 시장에서 3위를 기록했으나 다른 토종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5위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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