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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엔화, 美경기 침체·관세 헤지 수단…강세 전망”

김윤지 기자I 2025.04.02 15:34:02

美성장 둔화 불안감 고조에 엔화 강세 전망
"안전자산 수요 확대…현 수준 대비 7%↑"
"헤지펀드, 여전히 숏 포지션 유지" 지적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미국의 성장 둔화 불안감이 고조됨에 따라 엔화 강세를 전망했다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AFP)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글로벌 외환·금리·신흥시장 선임 전략가는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엔화는 투자자에게 가장 뛰어난 통화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확대, 엔화가 달러 대비 140엔 초반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수준에서 약 7%의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연말 예상치 중앙값인 145엔 보다 더 강세를 보여주는 셈이다.

트리베디 전략가는 “엔화는 미국의 실질금리와 주식시장이 동시에 하락할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통화”라면서 “최근 들어 미국 성장 둔화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서 엔화가 다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일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시장에선 이 같은 조치가 미국의 성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어떤 자산이 강세를 보일지 의견이 분분하며, 일부 헤지펀드는 여전히 엔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2회에서 3회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성장과 관세 리스크를 반영해 올 연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목표치를 6200선에서 5700으로 하향 조정했다.

트리베디 전략가는 관세 역시 위험 요소이지만, 오는 4일 발표 예정인 미국 고용지표와 같은 경제 지표가 달러의 향방을 결정짓는 더 큰 요인이라고 봤다. 1일 발표된 미국 2월 구인 건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고용 시장이 점진적으로 식고 있다는 증거가 나타났고, 이 소식에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그는 “미국 고용지표가 약하게 나올 경우 외환시장은 물론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성장률 둔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예상하고 시장이 점점 더 확신하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확대될 시 엔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엔화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큰 상황에서 지난 4년 동안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에는 1986년 이후 최저치인 1달러당 161.95엔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헤지펀드들은 엔화 약세에 대한 포지션을 줄였지만,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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