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투자스타일 확 바꿨다..가치투자->인수 후 몸집 불리기

차예지 기자I 2017.07.12 15:35:38
사진=오마하월드헤럴드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사진)이 가치투자에서 회사를 인수해 가치를 키우는 방식으로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지난주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송전회사 에너지퓨처 홀딩스에 90억달러의 현금 인수를 제안했다며 이번 인수 제안이 회사를 인수한 후 성장시키는 전략에 더 의존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월 버핏 회장은 주주서한에서 “버크셔는 단계적으로 이익 대부분을 투자 활동에서 내는 회사에서 기업을 보유해 가치를 키우는 회사로 변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주식을 잘 고르기로 유명해 그가 어떤 주식을 사는지는 항상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1999년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를 인수하며 비교적 규제가 많은 유틸리티 사업에 처음 투자했다. 에너지와 철도 사업은 지난해 버크셔의 순이익에서 24%를 차지해 10년 전 8%보다 비중이 늘어났다. 버크셔는 제조사와 유통업 등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에드워드존스의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새너한은 “버크셔는 주식투자에서 인수로 돌아섰다”며 “더 큰 유틸리티 회사를 인수할수록 버크셔의 회장이 유틸리티 사업에 대한 깊게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버크셔가 에너지퓨처의 자회사인 온코를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온코가 버크셔 이익의 2%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버크셔는 온코 인수 후에도 500억달러의 현금을 추가 인수에 쓸 수 있다고 CFRA리서치는 전했다.

한편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이끄는 폴 싱어도 온코 인수 경쟁에 나섰다. 엘리엇은 보유 중인 온코의 지분 80%를 매각하는 데 동의했지만, 버크셔가 제안한 조건이 미흡하다는 판단해 직접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에너지퓨처의 주 채권자인 엘리엇이 버크셔 측에서 제안한 조건보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크셔는 파산 위기에 있는 온코를 인수하는 데 현금 90억달러(약 10조3500억원)를 지급하기로 제시했으나 10일 엘리엇이 제시한 금액은 현금 93억달러(약 10조7000억원)다. 이 때문에 두 억만장자인 버핏과 싱어의 ‘한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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