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정점 찍었다는 전망 커지면서
시장금리 하락에 주택거래량도 늘어나
정부의 정책모기지 취급 확대도 한 몫해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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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가계대출 잔액이 17개월만에 반등하면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를 넘어섰던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금리 상승,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102%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세계 1위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면 금융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5월 말 주담대 잔액은 509조6762억원으로 4월 말 508조9827억원보다 6935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은 올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째 줄었으나 지난달 반등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대출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 속에 부동산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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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증가는 부동산시장 회복세와 연결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1000건을 밑돌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올해 1월 1417건, 2월 2459건 3월 2984건, 4월 3184건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4월 매매 건수는 2021년 8월(4065건)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가계대출 증가 전환의 또 다른 이유는 정부의 정책모기지 취급 확대도 한몫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동향 및 건전성 점검회의’에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거래가 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은행권의 정책모기지 취급이 3월 이후 4조7000억원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일부 시각이 있지만 현재 가계대출 수급 여건에 비춰볼 때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기예금 잔액은 817조5915억원으로 전월보다 11조8088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39조420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542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9654억원에서 602조8237억원으로 6조1417억원 줄었으나 감소세가 둔화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택 구입 자금이나 저축성 예금으로 수요가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