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나 키키나를 포함한 4명의 우주 비행사들을 태운 스페이스X 로켓이 플로리다에 위치한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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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주비행사 키키나가 스페이스X에 오른 것은 지난 7월 NASA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ROSCOSMOS)가 체결한 우주선 좌석 교환 협정에 따른 것이다. 이 협정은 양측이 공동 관리하는 ISS에 자국 우주비행사를 원활히 보내기 위해 체결됐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 우주비행사 프랭크 루비오도 지난달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ISS로 향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의 미국 로켓 탑승은 2002년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이후 20년 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핵 전쟁’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미·러 양측이 우주 사업에서는 협력 기조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구상의 긴장에도 불구하고 우주정거장을 둔 협력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ROSCOSMOS는 2000년부터 NASA와 공동관리한 ISS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 3월 우주 방사능을 견디는 첨단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등 러시아의 군사력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 및 부품 수출을 전면 금지하자 이에 대한 대응이었다. 드미트리 로고진 당시 ROSCOSMOS 사장이 우주정거장에서 우크라이나 내 친러 반군 세력의 국기를 들고 있는 자국 우주비행사들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에 NASA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ISS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7월 말 부총리 출신 유리 보리소프가 ROSCOSMOS의 신임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보리소프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ISS 운영과 관련해 미국과 4년 더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NASA도 2030년까지 ISS 프로젝트의 연장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선 좌석 교환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내년 2월 발사 예정인 스페이스X에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드레이 페디아예프가, 내년 봄께 발사 예정인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는 NASA 소속 로라 오하라가 각각 탑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