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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소송 위안부 피해자(원고) 측 변호인 김예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소송이 계속 진행 중이고 항소심까지 갈 예정”이라며 “할머니들의 의사가 최우선이기에 할머니들께 판결문의 의미와 전망을 설명하고 결정을 하시도록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항소기간이 일주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구체적인 항소장 제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 판결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 항소할 수 있다. 지난 21일 각하 판결에 대한 항소를 제기하려면 다음달 6일 0시까지 항소장을 내야 한다.
2차 소송 원고 중 한 명인 이용수 할머니도 항소에 대한 의지를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위안부 피해자 인권단체인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CARE)의 김현정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연히 항소는 이뤄져야 한다”며 “이용수 할머니께서도 항소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계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소와는 별도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차 소송 판결 직후 이용수 할머니는 “너무 황당하다”며 “결과가 좋게 나오든 나쁘게 나오든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ICJ에 최후의 희망을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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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변호사는 “이 사건 소송은 피해자들이 2015 한일합의 이후 더는 외교적 경로에 의한 해결방법은 없다는 판단 아래 법원에 마지막 구제를 요청한 것”이라며 “법원이 국제관습법과 우리나라 헌법에 따라 예외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보아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번 판결은) 법원 스스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을 포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소극적인 사법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연일 2차 소송 판결 규탄…또 다른 졸속합의 우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들은 2차 소송 각하 판결에 잇달아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의연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네트워크’는 오는 29일 김제남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간담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박근혜 정부와 다른 해법을 내놓을 것이라는 문재인 정부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무엇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월 8일 판결(1차 소송)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일본 정부에 추궁할 것인가에 대해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 과정에서 지난 21일 판결(2차 소송)이 (1차 소송과 다르게) 났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이번 판결을 ‘반인권, 반평화, 반역사적인’ 판결로 규정했다. 이후 2015 한일합의와 화해치유재단 복권시도가 이뤄지며 정치와 외교적 문제로 또 다른 졸속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2015년 한일합의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권리회복이 후퇴했는데 그러한 악몽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안보 문제와 백신 문제로 섣불리 타협하지 말기를 바란다. (타협 시)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이용수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주권면제를 이유로 각하 판결을 내렸다. 주권면제는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관습법이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심리에 들어가지 않는 결정으로 원고에게는 ‘사실상 패소’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