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대화 인용' 김봉곤 작가, 공식 사과·젊은작가상 반납

박한나 기자I 2020.07.21 15:23:26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작가 김봉곤이 지인들과 사적으로 나눈 대화 내용을 동의 없이 소설에 그대로 인용해 논란을 빚은 것에 사과하며 제11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김봉곤 소설집 ‘여름, 스피드’ 표지
김 작가는 21일 트위터에 입장문을 올려 피해자와 독자, 출판사와 동료 작가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그간의 모든 일에 대해 사죄드린다”면서 “제 소설로 인해 고통받은 ‘다이섹슈얼’님과 ‘0’님께 사죄드린다. 독자 여러분, 출판 관계자분, 동료 작가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품 ‘여름, 스피드’의 등장인물이 자신이라고 밝힌 이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면서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다이섹슈얼’님과 0님의 말씀을 통해 뒤늦게 깨닫고 이를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또 “이 문제를 직시하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면서 젊은작가상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인 ‘C누나’와 ‘영우’라고 밝힌 2명은 자신과 김 작가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이 그대로 소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의 말이 무단도용돼 주변 사람들이 작품 속 인물이 자신임을 알아챌 수 있어 사생활이 침해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적 대화 무단 인용으로 논란이 된 소설책은 각 출판사에 의해 모두 판매 중단된 상태다. 단편 ‘그런 생활’이 실린 소설집 ‘시절과 기분’(창비)과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단편 ‘여름, 스피드’가 실린 소설집 ‘여름 스피드’(이상 문학동네)이다.

동성애자임을 밝힌 김 작가는 2016년 등단 이후 동성애를 서사로 한 작품을 써왔다. 그는 이를 자전 소설이라는 의미로 ‘오토 픽션’이라고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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