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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업황 전망이 좋지 않아 시초가에 대한 우려도 컸으나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NG생명은 이날 시초가 3만12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28% 오른 3만1600원에 마쳤다. 공모가인 3만3000원보다는 1400원 낮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 업황이 불확실해 상승 탄력이 크지는 않지만 공모가는 무난하게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 상장사들은 고금리 저축성 상품 판매로 인한 역마진 우려와 국제회계기준(IFRS17)도입에 따른 대규모 자본확충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어 삼성생명을 제외한 3곳(한화·동양·미래에셋생명)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반면 ING생명은 글로벌기준에 따른 자산부채관리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만큼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낮고, 고금리 상품 비중이 낮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ING생명은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305%로 추정돼 업계 최상위권이다. 다른 생보사들은 대부분 200%를 밑돌고 있다. ING생명은 유럽 ING생명그룹에 속해있을 당시 자산과 부채를 100% 시가로 평가하는 유럽의 감독규제인 솔벤시2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자산부채 관리를 해왔다. 고금리 저축성 보험이 거의 없고, 50% 이상의 배당성향과 공모가 기준 6.5% 수준의 배당수익률도 주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ING생명의 탄탄한 재무건전성에도 대주주가 사모투자펀드(PEF)라는 점은 주가에 발목이 될 수 있다. 사모펀드 특성상 상장후 MBK파트너스의 나머지 지분 59.2%에 대한 매각 추진이 불가피하다. 보호예수기간이 풀리면 오버행 이슈는 물론 자금 회수 결정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따라붙는다.
이번 상장을 통해 MBK는 2013년 12월 인수 이후 약 1조1000억원을 회수했다. MBK파트너스는 투자 지분 회수를 위해 지난해 중국계 인수 후보들과 협상을 벌이던 중 사드배치를 계기로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면서 매각작업은 잠정 중단하고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했다.
ING생명은 PEF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처음으로 자금을 회수한 사례다. 한국거래소는 경영권 매각에 따른 대주주 불확실성을 이유로 PEF의 상장을 꺼려왔으나 PEF 투자활성화를 위해 2015년 규정 개정을 통해 PEF의 상장을 전향적으로 허용해 주기로 했다.
ING생명은 1991년 네덜란드생명보험의 한국현지법인으로 설립됐다. 2016년 기준 영업수익은 4조2657억원, 당기순이익은 2407억원이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ING생명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한 경영을 바탕으로 규제환경 변화에 최적화 돼 있다”며 “고객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