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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삼성과 엘리엇의 '악연'

박수익 기자I 2015.06.10 17:45:59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엘리엇은 1977년 미국 월스트리트 거물 헤지펀드 매니저 폴 엘리엇 싱어(71)가 창업한 곳이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의 폴싱어는 자신의 자금과 가족·친지들로부터 끌어들인 130만 달러로 엘리엇을 차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리엇은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엘리엇인터내셔널 두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에 삼성물산(000830) 지분을 매입한 곳은 엘리엇어소시에이츠다. 전체 운용자산이 미화 260억달러(약29조원), 연평균 수익률은 14.6%로 소개된다. 주주행동주의(Activist)에 입각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엘리엇이 그동안 국내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었지만, 국제금융계에서는 아르헨티나 국채 투자로 유명세를 떨쳤다. 2002년 재정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 국채에 투자한 이후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선언하자 소송을 제기, 결국 2012년 승소해 16억달러를 상환받았다. 이는 2014년 아르헨티나 재정위기의 단초가 됐다.

이밖에 미국 P&G의 독일 웰라 인수, 미국 유통업체 샵코(Shopko)의 사모펀드 매각, 스위스 인력컨설팅업체 아데코(Adecco)의 독일기업 인수 등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지분가치를 높인 바 있다. 투자은행(IB)관계자는 “엘리엇이 그간 투자행보를 보면 삼성물산 경영참여 역시 단기차익 보다는 국내법 등 제도를 치밀하게 연구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리엇과 삼성그룹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초 삼성전자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없도록 하는 정관 변경을 단행했다. 당시 우선주를 보유한 엘리엇측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최종 승소했다. 당시 시작된 삼성과 엘리엇의 악연이 끊어지지 않고 부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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