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6시30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2년 전 이곳 세종문화회관 공연 리허설 중 사고로 투병하다 숨진 성악가 안영재(30)씨를 애도하는 추모 공연 ‘쑥향의례무’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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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고 안영재 성악가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예술인을 제도 밖으로 내몬 한국 사회의 구조적 실패”라며 “더 이상 예술인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문화정책이 문화산업 중심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수익 창출에만 몰두해, 예술인과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데 대해 우려했다. 이들은 “K컬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주역인 예술가들은 현장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여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K컬처 300조’라는 문화정책 기조를 발표했지만, 변화가 없는 정책은 결국 구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 회견은 개인 173명·단체 63개가 연대했으며, 현장에는 권영국 정의당대표가 동참해 안영재씨를 추모했다. 권영국 당대표는 “한국의 예술 노동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고”라며 “시장에만 맡겨온 정책의 부재다. 예술인의 노동권을 인정하는 새로운 문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선 “산재를 줄이겠다는 이재명 정부와 머리를 맞대겠다. 죽음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며 “일하다 죽지 않는 현장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장에선 K컬처가 더 나아가기 위해선 예술인들을 위한 제도적 안전 장치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문화연대에 따르면, 고 안영재씨는 당시 오페라 코러스로 참여했지만 서면계약서 없이 구두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사고 이후 치료비와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억대의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했다.
이씬정석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예술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0년 초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되고 여러 제도가 마련되었지만, 현실은 달라진 게 없다. ‘예술인 산재보장 제도’ 역시 2012년 도입 이후 실효성을 잃은 지 오래”라며 “임의가입 방식에다 보험료 대부분을 예술인이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산재보험 가입률은 도입 10년이 지난 지금도 해마다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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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지난달 29일 문체부 종합 국감에서 “예술인 산재보험 가입률이 2%에 불과해 예술인 대부분이 사고 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최근 5년간 약 230억원을 투입해 공연장 안전기준을 마련했지만, 현장에 전담 안전관리자가 없어 사실상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다면 보완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노동부가 국정과제로 전 국민 산재보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고, 예술인도 그 안에 포함돼서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문화연대는 이재명 정부에 △예술인 산재보험의 의무 적용과 예술활동 특성에 따른 산재판정 기준 마련 △예술인의 산재보험 적용 및 사용자의 산재보험료 부담을 명시한 표준계약서 개선과 의무화 △공공문화시설의 안전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및 안전관리자 지정 제도 도입 △문화예술분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기준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세종문화회관 측은 ‘400㎏ 무대장치에 깔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해당 구조물은 내부가 비어 있는 목재 합판 형태로, 무대 전환 과정에서 400㎏을 달 수 있는 무대 장치에 매달린 채 예정된 동선을 따라 하강하던 중 출연자가 들고 있던 소품에 장치가 닿았다”며 “사고 직후 출연자는 스스로 무대를 걸어나갔다. 해당 출연자는 다음날 리허설에 재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일, 무대 장치 추락은 없었고 이후 해당 리허설은 정상 진행됐다는 게 세종문화회관 측의 설명이다. 또한 “현행법률상 프리랜서 형태의 예술인은 근로자 산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며, 예술인이 스스로 가입할 수 있는 예술인 산재보험(임의가입형)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며 “다만, 이 제도는 본인 선택 가입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문화회관은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공연 참여자 전원을 대상으로 단체상해보험을 별도로 운영해왔다”며 “본사건 또한 보험 최대 보장 한도 내에서 지난해 6월 보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종문화회관은 “해당 사안은 현재 민·형사 절차가 진행 중으로, 세종문화회관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 중”이라며 “앞으로도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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