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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하지만, 다시 비상했다. 올해 서브컬쳐 장르 게임의 인기를 이끈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 얘기다. 이용자 소통 문제로 한때 밑바닥까지 추락했지만 퍼블리셔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지속적인 소통 노력, 잇따른 업데이트로 돌아선 ‘겜심(心)’을 되찾았다. 구글플레이 50위권까지 떨어졌던 매출 순위도 세 달여만에 ‘톱3’에 등극했다.
◇세달여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3위 탈환
22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마무스메’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4위였던 매출 순위가 오후 들어 3위로 올랐고, 이 같은 순위는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지난 11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0위에 진입해 이후 지난 13일엔 11위, 17일엔 6위까지 상승세를 보였고 20일부터는 4위까지 올랐다.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일본 내 경주마를 미소녀로 재탄생시킨 게임으로 현지 게임사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인기작이다. 미소녀 캐릭터를 수집·육성하는 경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 4월 일본에선 1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현지에서도 흥행한 작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부터 ‘우마무스메’를 국내 퍼블리싱(유통)하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오딘:발할라’로 매출 1조 클럽에 오른 카카오게임즈에 초기 대작이었다. 일본에서 검증된 게임성을 기반으로 실제 국내에서도 출시 초기 양대 앱마켓 매출 1위 석권, 일(日) 매출 150억원 달성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잘 나갔던 ‘우마무스메’와 카카오게임즈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렸다. 이용자 소통이 문제였다.
지난 8월 ‘우마무스메’ 일부 팬들 사이에선 일본 서버와 다른 운영, 국내 소통 부재 등을 이유로 불만이 거세지더니 이후 단체 시위까지 확산됐다. 카카오게임즈는 결국 지난 9월 이용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등 돌린 이용자들의 마음을 쉽게 열긴 힘들었다. ‘우마무스메’의 매출 순위(구글플레이)도 지난 9월 52위까지 떨어졌다. ‘톱3’를 오가던 ‘우마무스메’의 추락이었다. 당시 구글플레이 평점도 1점대까지 떨어졌다. ‘우마무스메’의 여파로 3분기 카카오게임즈 매출(3069억원)도 전년 동기대비 34%나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노력, “이용자 소통이 답이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태스크포스(TF)’를 구축, 이용자 중심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용자들의 의견과 평가를 반영해 게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의 불만 중 하나였던 인기 캐릭터 ‘키타산 블랙’ 픽업(뽑기) 조기 종료 문제에 대해서도 피해를 본 이용자들을 위해 다시 픽업을 진행했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매월 스케쥴 공지와 업데이트, 간담회서 나왔던 문제들의 후속처리 과정 등에 대해 적극 공유했다.
지난 8월 카카오게임즈에 반발해 탈퇴했던 이용자들의 계정도 지난달 복구했다. 이같은 카카오게임즈의 행보에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던 이용자 단체도 소송을 취하했다. 이용자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바뀌어갔다. ‘우마무스메’에 대한 불만 대신, 응원의 댓글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더불어 지난달 진행한 6개월 기념 업데이트 ‘하프 애니버서리’가 큰 호응을 얻었던 것도 한몫했다.
‘하프 애니버서리’는 국내 이용자들만을 대상으로 특별한 ‘파카튜브’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영상에선 게임 캐릭터 ‘골드 쉽’이 출연해 국내 이용자들을 향한 특별 축하 메시지와 ‘안녕’이라는 한국어 인사를 전했다. 게임사 관계자는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가 개발사 사이게임즈와 국내 이용자 사이에서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처럼 카카오게임즈의 지속적인 소통 노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업데이트까지 이어지자 ‘우마무스메’의 매출 순위도 급격히 상승세를 탔다. 지난 9월28일 52위였던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이달 들어 20위, 11위, 8위, 6위, 3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카카오게임즈에게 가장 뼈아팠던 구글플레이 평점도 석 달 만에 1점에서 4점으로 올랐다. 단순 매출 상승보다 이용자 평점이 회복됐다는 점은 카카오게임즈에 더 의미가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1분기에도 서브컬쳐 신작 ‘에버소울’을 준비 중이다. 같은 장르인 ‘우마무스메’의 성공적인 서비스 운영이 더 중요한 이유다. 단순히 하나의 게임 성공 유무에 그치는 것이 아닌, 향후 카카오게임즈의 서브컬쳐 게임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의식은 이미 능동적으로 바뀌어서 게임사 입장에서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됐다”며 “‘우마무스메’ 사태로 인한 교훈을 내년 신작 ‘에버소울’에도 잘 적용시킨다면 카카오게임즈의 내년 사업도 순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