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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켐생명과학, 인도 코로나 백신 기술이전에도 주가는 ‘뚝’

박정수 기자I 2021.11.23 16:53:36

인도 코로나 DNA백신 기술이전 계약
한국 비롯한 8개국 5년간 독점판매권
장 초반 반짝 상승 후 하락…7% 가까이 밀려
업종 투자심리 영향…4분기 들어 제약 15%↓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주가가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캐딜라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기술이전 계약 소식에도 힘을 받지 못하고 꼬꾸라졌다. 특히 엔지켐생명과학이 3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역량을 투입했다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기대감을 가졌으나, 오히려 주가는 우하향했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전 거래일보다 6.88%(4000원) 하락한 5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엔지켐생명과학은 인도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장과 함께 3%대 오름세를 보였다.

전날 장 마감 후 엔지켐생명과학은 인도 제약사 캐딜라 헬스케어(자이더스 캐딜라 모회사)와 코로나19 디옥시리보핵산(DNA) 백신 ‘자이코브디(ZyCoV-D)’의 제조라이선스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조건부계약으로 체결일은 지난 19일이며 계약기간은 5년(기본 3년, 연장 2년)이다. 계약금액은 선급금 350만달러이며 기타 총 계약금 관련 사항은 공시를 유보했다.

계약의 주요 내용은 인도 의약품관리국(DCGI)에서 EUA 승인(2021년 8월 20일) 받은 DNA 백신의 제조 기술을 엔지켐생명과학이 기술이전을 받아 한국에서 2022년부터 연간 8000만도즈 이상 제조하는 내용이다.

또 한국을 비롯한 8개국(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브루나이,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에서 5년간 독점판매권을 확보하고, 최첨단 DNA 백신을 백신 원액부터 완제까지 제조하는 국내 최초 포괄적인 실행 계약이다.

이에 대해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이번 계약과 관련한 향후 계획은 자이더스 캐딜라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면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부터 엔지켐생명과학은 상승 폭을 확대하면 4%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장중 7%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규모 자금 조달로 본격적인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기대됐으나 인도와 같은 기대했던 지역은 빠진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주요 신약에 대한 뚜렷한 임상 결과를 못내놓고 있는 점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측은 8개국 가운데 인도가 제외된 이유에 대해 “자이더스 캐딜라가 인도에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계약지역 명단에 없는 것”이라며 “조만간 계약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최근 제약·바이오 종목의 부진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10월 이후 코스닥 지수는 1%대 오른 반면 제약은 같은 기간 15%나 빠졌다. 코스닥 150헬스케어도 13%대나 밀렸다.

한 운용사 매니저는 “엔지켐생명과학이 현재 한두 건의 계약으로 기업가치가 재평가 받을 만큼의 상황이 아니다”며 “무엇보다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제약·바이오 섹터가 계속 빠질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업사이클로 들어설 것으로 보여 엔지켐생명과학도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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