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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안 휴온스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의약품 대행판매 매출이 상당비중을 차지하는 대부분 국내 제약업계의 ‘1조원 클럽’에 비해 자체 제품으로만 이 클럽에 가입하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휴온스(243070)는 국내 제약업계를 통틀어 최고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한눈에 받고 있는 중견 제약사다. 실제 지난 2004년부터 2019년까지 15년간 연평균 18% 매출 증가라는 유례없는 신화를 달성했다. 지난해 휴온스는 자체 매출 3650억을 포함해 그룹 전체적으로 44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도 매출1262억원, 영업이익 2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매출 18%, 영업이익 51%가 각각 증가했다.
“외부에서는 우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철저하게 기존 사업과 연관이 있는 사업에만 진출한다. 기존 사업과 무관한 사업은 아무리 유망하게 보이는 분야로 할지라도 절대 들어가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엄대표는 휴온스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배경에는 ‘성공한 사업다각화 전략’이 자리한다고 귀띔했다. 휴온스그룹은 현재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084110)을 중심으로 △휴온스(제약) △휴메딕스(에스테틱) △휴온스메디케어(감염·멸균관리) △휴베나(의료용기·이화학기구) △휴온스내츄럴(이너뷰티 건강기능식품) △휴온스네이처(홍삼 전문 건강기능식품) △파나시(의료기기) △휴온스랩(바이오R&D) 등 모두 8개의 자회사로 이뤄져 있다
천연물 신약을 연구하다 이 분야의 노하우와 축적된 기술을 제대로 사업에 활용하기위해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진출한 것이라든가, 필러 사업을 하다가 최첨단 주사기기가 필요해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든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엄대표는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새로운 분야에 일단 뛰어들게 되면 최대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그러다보니 기존 사업과 시너지는 물론이고 회사의 전체 덩치가 빠르게 커지는 효과를 낼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휴온스의 사업확장 전략에는 경영2세인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의 뚝심 경영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윤부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한번 신규 사업의 기회를 잡으면 사업영역을 최대한 키워내야한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끈질기게 신규 사업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낼수 있을 때까지 도전해야 한다”고 독려를 아까지 않고 있다.
“매출이나 이익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균형있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 휴온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고성장을 거듭하다보니 신규투자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예측가능한 상황에서 해나갈수 있게 된다.”
그는 특히 외부로부터 들여온 제품이 아닌 자사 제품으로만 사실상 매출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사업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보험정책이 적용되는 제품과 비보험 제품 비중도 3대2 정도여서 수시로 변하는 보험정책의 리스크로부터도 자유롭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타 제약사처럼 글로벌 제약사들의 의약품을 대신 판매해 매출을 올리는 것을 휴온스에서는 금기시하는 배경을 묻자 엄대표는 “외부 의약품 판매를 하게되면 자체적인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에 소홀할수 밖에 없다. 결국은 제약사로서의 경쟁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앞단과 끝단은 이미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중간단계는 갈길이 멀었다. 앞단인 신약후보 발굴, 리서치, 연구 등 단계와 뒷단인 의약품 제조기술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반면 전임상부터 임상 1,2,3상 등 중간 단계는 다국적 기업들과 비교해 여전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엄대표는 국내 제약업계의 아킬레스 건이 되고 있는 중간 단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자금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국내 제약사 가운데에서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제약사 50위 순위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