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주요 20개국(G20)·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23일 새벽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빈소를 찾아 직접 조문했다.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단 하루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조문하고, 유족들을 만나 위로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빈소에서 분향하고 영정 앞에 헌화한 뒤 잠시 묵념을 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했고, 가족실로 이동해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의 손을 잡고 애도의 뜻과 추모의 말을 건넸다. 조문 때 박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으며, 방명록은 작성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장례집행위원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오후 2시7분께 빈소를 떠났다. 이날 조문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현기환 정무수석, 정연국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박 대통령은 26일 열리는 영결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22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며, 26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영결식을 열기로 결정했다.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결정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밤(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갈라 만찬 행사를 마친 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처음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튿날인 22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 날 현지에서 “정부는 관련법과 유족들 뜻 살펴 예우를 갖춰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며 “유가족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애도 메시지도 전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직접 조문을 한 건 2013년 5월 고 남덕우 전 총리 빈소 방문, 올해 2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이자 자신의 사촌언니인 고 박영옥 여사 빈소 방문, 지난 3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국장 참석 등이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