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비중 상향'을 주문한 정부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은 중기자산배분계획에 따른 절차와 수익성·정치적 중립성 원칙이 우선돼야 하는 사안으로, 정치적 판단에 따라 비중을 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2026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자산배분 현황과 기금 운용 전반을 점검한다. 통상 1월에는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급등과 고환율 부담을 고려해 국내 주식 비중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날 기금위의 공식 안건에는 국내 주식 비중 조정과 관련한 내용이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기금위에 상정되는 안건은 사전에 기금 관리·운용 전반에 대해 전문적 의견을 제시하는 실무평가위원회(실평위)의 심의를 거친다. 실무평가위원회에서 특정 안건에 대해 유의미한 변경 논의가 이뤄졌다면, 해당 사안은 이날 기금위 공식 안건으로 상정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기금위에서 국내 주식 비중에 대한 유의미한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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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당장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지난해까지 14.9%였으나, 중기자산배분계획에 따라 올해부터는 14.4%가 적용된다. 여기에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인 ±3%포인트를 감안하면 최대 보유 가능 비중은 17.4%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다 압박 수위를 높이는 입장을 보일 경우, SAA 허용 범위 내에서의 운용은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최근 정부의 잇따른 구두 메시지를 둘러싸고 정치적 개입 논란이 불거진 만큼, 수익성과 독립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기금운용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식 비중을 함부로 건드릴 경우 국민 노후자금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정부조직 개편으로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되면서, 기존 기획재정부 차관 대신 두 부처 차관이 모두 기금위에 참여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위원은 기존 20명에서 21명으로 늘었고, 정부 위원 수도 5명에서 6명으로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