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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사 정신 계승’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모자 위에 두르고 ‘열사 염원 실현’ 등의 손 피켓을 든 노조원들은 숭례문부터 동화면세점 앞까지 세종대로 4개 차로를 가득 채웠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경찰과 검찰은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억지하며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전체 노동자를 위해 총파업 투쟁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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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민원도 빗발쳤다. 경찰에 따르면 건설노조 결의대회가 밤새 이어지면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는 인근 경찰서 3곳(종로·남대문·용산) 기준 전날 소음 신고가 80여건 접수됐다. 서울청 관계자는 “다양한 시간대에 소음 관련 신고가 들어왔는데 집회로 인해 ‘너무 시끄럽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오늘 발생한 쓰레기 관련 민원 신고는 총 10건”이라며 “주로 행인과 직장인들이 신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집회 인근에 있는 자영업자와 회사원은 불만을 쏟아냈다. 자영업자 박모(28)씨는 “차선까지 막으며 시민들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며 “소음도 크다는 생각이 드는데, 덕수궁에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와 있어서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인근에서 일하는 회사원 김모(38)씨도 “가뜩이나 여름이라 냄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음식물 쓰레기 등에서 나오는 냄새가 불쾌하다”며 “시위를 해도 좀 정리정돈 하면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토로했다.
차량 정체로 집회 인근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실제 서울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린 지난 16일과 17일 오후 3시 기준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각각 시속 10.3㎞, 11.3㎞로 서울시 평균(시속 19~20㎞)을 밑돌았다. 집회가 열린 세종대로 일대를 지나는 차들은 시속 0~5㎞로 사실상 움직이지 못했다. 회사원 권모(35)씨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집회 때문에 어제 막힌 것 같아 오늘은 30분 정도 일찍 나왔다”며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것을 포기하고 지하철을 탔다고 말하는 동료도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건설노조 집회 과정에서 100여개의 경찰부대를 집회 장소에 배치하고 세종대로 4개 차로에 대한 통제에 나섰다.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노조는 용산 대통령실과 고(故) 양회동 건설 노조원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방면으로 행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