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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박 후보의 이같은 계획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판세가 야권에 유리한 환경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박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LH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으로 여권을 향한 여론이 차갑게 식은 상황이다. 여기에 야권 단일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범야권 후보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야권 단일화 방식을 두고 아직 협상 중이어서 박 후보가 제안을 했어도 받아들 일수 없는 상황이다. 야권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야권 입장에서는 지금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굳이 여권 후보와 함께 어떤 이벤트를 할 이유가 없다”며 “LH 사태로 여권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자 이같은 제안도 구상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일각에서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과정 중인 점을 고려해 제안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해프닝은 선거 주도권을 둘러싼 후보들 간 신경전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오 후보와 안 후보를 향해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가 콩밭이 잘 안 될 것 같으니 서울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나온 후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오 후보를 향해서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아이들 밥그릇에 차별을 두자고 주장하다가 불명예 퇴진한 후보”라고 깎아내렸다. 안 후보에게도 “새 정치를 하겠다고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갈지자 행보를 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후보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 후보는 박 후보 측이 제기한 2010년 친족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에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비방죄’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오 후보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해명한 바 있다. 네거티브 공세에 법적 대응으로 응수한 것이다. 안 후보는 박 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한 여성 의원들을 향해 “박원순 시장의 피해자에게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만든 3인방”이라며 “그 사람들을 다 내보내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