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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CEO후보 5인, 결국 내부출신…논란 인물 배제

김미경 기자I 2018.06.22 17:58:51

'현직 CEO 4명·전직이 1명'
권오준 회장이 임명 공통점
이번에도 외부출신 높은 벽
이르면 25일 최종후보 확정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포스코가 22일 공개한 차기 CEO후보 5명은 모두 포스코 내부 출신에 60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외부 출신으로 유력하게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들은 모두 마지막 과정서 고배를 마셨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던 내·외부출신 인사 모두 배제됐다.

그동안 정권 교체 이후 되풀이 됐던 포스코 CEO 잔혹사를 끊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될 수 있다. 포스코 차기 회장 내정자는 이르면 다음 주 초 확정될 전망이다.

◇‘포스트 권오준’ 후보 ‘권오준맨’으로 채워

포스코(005490)는 22일 총 8차례의 승계 카운슬 회의 끝에 CEO 후보 자격심사 대상자로 선정한 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4월18일 권오준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후 2개월여만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4월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사진=이투데이·연합뉴스).
포스코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차기 후보군 5명에 김영상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사장, 김진일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가나다 순)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후보 5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실상 전·현직 포스코맨이 꿰찼다. 2000년 포스코 민영화 이후 외부인사가 회장에 선임된 전례는 없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치적 외풍과 무관한 전문 경영인을 회장으로 세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전원 모두 권오준 체제에 요직에 오른 인물로 권오준 라인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종 후보 5명에 포함된 현직은 모두 4명이다. 오인환(60) 사장은 올해 3월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권오준 회장 및 장인화 사장과 함께 3인 대표이사 체제의 일원이었다. 그는 작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때 중국 경제사절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장인화(63) 사장은 올해 3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권오준 회장 체제에서 오 사장과 함께 실세로 통했다. 권 회장과 마찬가지로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이다.

최정우(61) 사장은 권오준 회장의 컨트롤타워격인 가치경영센터장을 지냈고,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시절 기획재무본부장을 맡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우맨 출신인 김영상(61) 사장은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대우로 입사해 대우인터내셔널에서만 30년 이상을 근무한 정통 대우맨이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에 인수된 이후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에 올랐고 2016년 포스코대우 초대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포스코대우 철강본부장·금속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전직으로는 김진일 전 사장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17년 2월 퇴직한 김진일(65) 전 사장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했고, 2014∼2017년 포스코에서 사장과 철강생산본부장을 겸임했다. 김 전 사장은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유력한 차기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정치권서 적폐·낙하산으로 찍은 인물 배제

정치권은 물론 내부 줄대기 관행 등이 거론된 인사들은 빠졌다.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광주에서 초·중등학교를 같이 다녔다는 이유로 장 실장이 뒤에서 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유력 후보군이었던 박기홍 포스코 에너지 사장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라인으로 지목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부산고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참모 출신이자 현 정권과 가까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가 부각됐다.

문재인 정부 라인으로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던 조석 전 지식경제부 차관,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라인으로 소문이 났던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모두 탈락했다.

포스코 승계카운슬 측은 이번 최종 후보 발표와 함께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깜깜이 인선’ 논란과 관련 “운영기간 중 추측, 음해성 기사와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데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이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소신껏 후보선정을 위해 노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에 선정된 최종 후보들은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 2인으로 추려질 예정이다. 이어 2차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1인을 선정하게 된다. 이후 오는 25일께 이사회를 열어 후보 1인을 확정하고, 오는 7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정권 교체 때마다 포스코 CEO의 불명예 사태는 거듭되고 있다. 지난 4월18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돌연 사임 표명에 따라 역대 CEO 8명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이력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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