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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현재 국내 실물경기가 ‘위기’ 상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프라이즈’ 경제지표가 이어지는 와중에 나온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27일 한국금융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가 공동주최한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한국의 금리 및 환율정책 과제’ 정책세미나에서 “국내 실물경제는 위기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갭률이 최근 플러스로 반전한 것은 잠재성장률 자체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분기 GDP 성장률이 1.4%를 기록하는 등 국내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위기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오 교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지난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실물경제는 제2차 석유파동이 일어난 지난 1978년 10월 수준의 위기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 2011년 80%를 상회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는 70% 초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이란 제조업체의 생산설비 이용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 2010년을 기준년도로 해 현재를 판단한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낮으면 투자가 위축되고 실업이 확대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경기가 호황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실제 한국은행도 GDP갭을 추정해 경기상황이 좋다고 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실질GDP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개선돼 GDP갭률은 내년 하반기 즈음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GDP갭이란 실질GDP에서 잠재GDP를 뺀 값이다. GDP갭이 플러스라는 것은 경제가 호황이라는 의미다. 잠재GDP란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 등 동원 가능한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해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 없이 최대로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오 교수는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하더라도 경제는 위기일 수 있다고 봤다.
오 교수는 “실물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잠재GDP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약간만 경기가 회복돼도 GDP갭률이 플러스로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GDP 자체를 높이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