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스피지수가 약 3달만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한 정보기술(IT) 업종이 일제히 떨어지며 하락을 주도한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까지 더해지며 불확실성을 키웠다. 매수세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순매도 전환하는 등 조정을 겪는 양상이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23.82포인트) 떨어진 2357.8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3월3일(-1.14%)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수가 236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달 1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 주요 기술주가 줄줄이 내리면서 국내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시작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주열 총재는 이날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하게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최근 고점에서 겪는 단기 조정 국면일 뿐 우상향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IT주 등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 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일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한국 금리 인상도 단기 투자 심리에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는 결국 경기 회복을 의미하는데다 중장기로 볼 때는 금리 상승 시 주가지수도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6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이날 1460억원어치를 팔았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서만 1521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4085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은 1219억원, 사모펀드 796억원, 선물업자 727억원, 투신 700억원, 보험 256억원, 기금 229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는 등 차익실현 경향이 두드러졌다. 개인은 올해 최대치인 4998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체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209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92% 내려 낙폭이 가장 컸고 섬유·의복, 전기·전자, 증권, 음식료품, 유통업, 제조업 등도 평균 하락폭을 웃돌았다. 은행(1.65%)을 비롯해 전기가스업, 철강및금속, 보험, 금융업 등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체로 하락했다. 전 거래일 크게 올랐던 이날 7% 가까이 내리며 상승폭을 상당부분 반납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를 포함해서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SDI(006400) 삼성전기(009150) 삼성에스디에스(018260) LG전자(066570) SK하이닉스(000660) 등 최근 강세를 보였던 IT 관련주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주력 계열사 약세에 LG(003550) SK(034730) GS(078930) 등 지주회사 주가도 부진했다. 다만 신작 기대감이 높은 엔씨소프트(036570)와 금리 상승 수혜주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은행(000030) 기업은행(024110) KB금융(105560) 등은 상승했다.
개별종목별로는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한 BGF리테일(027410)이 2거래일째 급락했고 아이폰 부품주 LG이노텍(011070) 코리아써키트(007810) 등이 크게 내렸다. 반면 한양증권우(001755)선주 한화투자증권우(003535)선주 유안타증권우(003475)선주 등 증권주 우선주를 비롯해 진흥기업2우B(002787) 계양전기우(012205) 흥국화재우(000545) 덕성우(004835) 태양금속우(004105) 유유제약1우(000225) 코리아써키트(007810)2우 등 우선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거래량은 3억2405만주, 거래대금 5조7065억원으로 집계됐다. 560개 종목이 내렸으며 상승한 종목은 상한가 1개를 포함해 243개에 그쳤다. 73개는 보합권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