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며 수출 비중이 큰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 환경이 개선돼 3분기 실적 역시 좋아졌지만,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향후 실적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24년 3분기 누적 유가증권시장 결산 실적’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614개사(700개사 중 금융사나 신규 설립사, 감사의견 비적정 등 86개사 제외)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214조 60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11조 7004억원)보다 4.87%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55조 6463억원으로 전년 동기(94조 6453억원)보다 무려 64.45%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1~3분기 순이익 역시 119조 1222억원으로 전년 동기(69조 5781억원)보다 71.21% 증가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해도 1~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1989조 5272억으로 전년 동기(1920조 5449억원)보다 3.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9조 4130억원으로 같은 기간 42.36% 늘었고 순이익 역시 92조 4252억원으로 52.93% 증가했다.
3분기까지의 실적 호조를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다. 삼성전자(005930)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6조 23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0.99%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쌍두마차를 구성하는 SK하이닉스(000660)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5조 3845억원으로 같은 기간 흑자로 전환했다.
문제는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의 향후 업황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점이다.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영향이 크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2기의 중국에 대한 고관세 정책으로 중국 경기가 둔화하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고관세 정책 시행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지만 이는 단기에 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4분기부터가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급격하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9조 7588억원으로 1개월 전(11조 632억원)에 비해 11.8% 줄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아직 전세계 PC나 스마트폰 생산의 절반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가 재연될 경우 반도체 수출 둔화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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