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라 금융시장이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역수지 적자 등에 금융불안지수(FSI)가 ‘위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중소형 은행의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해지고 있다. 금융불안이 심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등 우리나라 금융시장 또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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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역전폭은 아무리 벌어져도 1.75%포인트에 그칠 전망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추가적인 금융불안이 확산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5.25%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부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며 “한은도 미국 금리 인상보다는 부동산 구조조정 같은 내부 요인에 집중, 당분간 3.5% 금리 동결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은 안도 랠리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0.3% 올라 2420선을 회복했고 장중 원·달러 환율은 30원 넘게 급락한 1276.5원까지 떨어져 원화 강세를 연출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2% 초반대로 떨어지는 등 채권 가격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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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나라 금융불안지수(FSI)는 미국 금융불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금융시스템 우려가 어디로 얼마만큼 번질지에 따라 시장 상황이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분석 결과 미국 금융상황지수(NFCI)가 1표준편차만큼 상승했을 경우 우리나라 FSI는 한 달 뒤쯤 2포인트 넘게 급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1표준편차 만큼 인상했을 때 FSI가 5개월 뒤쯤 1포인트 안팎 상승하는 것과 비교하면 미국 금융불안 충격이 기준금리 인상 충격보다 두 배 이상이 큰 편이다.
가뜩이나 FSI지수는 SVB파산 사태가 터지기 전인 2월에도 21.8로 위기(22)에 준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채권·환율 등 금융지표는 안정된 반면 무역수지 적자 영향 등 실물 경제 타격이 반영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3월 SVB 사태가 발생에도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지표는 안정됐으나 실물 경제에 대한 전망이 나빠지면서 FSI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SVB 파산 등이 나비효과가 돼 금융기관 곳곳의 문제가 부각될 경우 안정됐던 금융지표마저 흔들릴 우려가 크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은행 위기가 생각보다 빨리 진화되고 연준의 금리 인상도 제한돼 뜨뜨미지근한 상황이 될 수도 있지만 미국의 은행 위기가 심화되고 신용긴축이 발생해 경기침체로 진입하는 초입일 수도 있다”며 “은행 불안이 정리되는데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 어려워 심리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