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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36-1부(김현순 조승우 방윤섭 부장판사)는 다음 달 3일 임 전 차장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을 지정했다. 사건에 대한 심리가 이뤄지는 공판기일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은 공판 진행을 위해 필요한 절차 등을 정리하는 재판 과정이다.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향후 임 전 차장 사건의 심리 계획 등에 대해 검찰 및 변호인 등과 협의를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임 전 차장의 법정 출석 여부는 불확실하다.
임 전 차장 사건 재판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열리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 기존 재판부(재판장 윤종섭)가 임 전 차장의 기피 신청을 간이기각 결정한 것에 대해 서울고법이 파기하고 다른 서울중앙지법 합의부에서 심리하도록 환송 결정한 여파였다.
기피신청 환송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가 두 달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와중에 윤 부장판사와 배석판사들이 법관 정기인사를 통해 재판부를 떠났다. 임 전 차장도 새로운 재판부가 보임한 지난 21일 자로 기존 재판부 기피 신청을 취하했다.
임 전 차장 재판이 재개됨에 따라 관심은 공판 갱신 절차로 쏠리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재판부가 변경되는 경우 공판절차를 갱신하도록 하고 있다. 형사소송규칙은 검사와 피고인·변호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증거기록 제시 등의 방법으로 갱신 절차를 갈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공소사실 낭독, 법원 조서에 대한 추가 증거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재판부가 교체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의 경우 간이 절차 대신 그동안의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 녹음파일을 일일이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갱신에만 7~8개월이 소요됐다.
임 전 차장이 간이 갱신 절차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양 전 대법원장 재판처럼 기존 증거조사 녹음파일을 재생하는 방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기존 증거조사 기록이 더 방대한 임 전 차장 사건의 경우 정식 절차를 밟을 경우 공판 갱신에만 1년 이상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