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죽 도용 '족발의달인', 그곳에 없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된 포항 덮죽집 메뉴 도용 의혹을 받아온 올카인드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족발 프랜차이즈 ‘족발의달인’ 합정점.(사진=김무연 기자)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된 포항 덮죽집 메뉴 도용 의혹을 받아온 올카인드코퍼레이션 대표가 사과문을 올렸다. 향후 덮죽 프랜차이즈 사업은 물론 기존에 운영 중이던 족발 프랜차이즈 사업도 접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해당 업체가 덮죽에 앞서 운영해온 족발 프랜차이즈 ‘족발의달인’은 제대로 운영해왔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포털사이트나 지도 앱에 등록된 서울시내 주요 점포들은 가게 자체가 없거나 주택가 빌라 건물에 간판조차 내걸지 않고 영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 없이 ‘덮죽덮죽’을 운영했더라면 포항 덮죽집이 받았을 피해가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올카인드코퍼레이션 본사가 위치한 것으로 기재된 강남 주택가의 건물과 ‘족발의달인’ 강남구청점으로 등록된 지하 1층(사진=김무연 기자)

13일 배달 앱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족발의달인 강남구청점을 방문한 결과 주소지로 등록된 지하 1층에는 별도의 매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 1층 한편에는 온장고 등 집기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박스 등이 수북이 쌓여있어 통행조차 어려웠다. 매장으로 추정되는 사무실 문 밖에는 ‘통제구역’ 팻말이 붙어있었다.

주변 상인들도 해당 건물에 족발 가게가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인근 편의점 종사자는 “해당 건물에 족발집이 있다는 건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족발의달인과 같은 주소지 빌라 건물의 3층에 위치한 올카인드코퍼레이션 사무실 문도 닫혀 있었다. 올카인드코퍼레이션은 족발의달인 및 논란이 된 덮죽덮죽 운영업체다.

더욱이 족발의달인 강남구청점에 주문한 음식은 엉뚱한 곳에서 배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족발의달인 강남구청점에 주문이 들어간 음식은 인근 주상복합 상가에서 배달이 나가고 있었다. 별도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배달만 하는 숍인숍 등에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족발의달인’ 신림점. 정상적으로 영업했던 과거(왼쪽)과 달리 현재는 고래고기 가게가 들어섰다.(사진=김무연 기자)

다른 점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족발의달인 대치점이 위치한 것으로 기재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상가건물에서도 족발의달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상가 관리소장은 “우리 상가에 족발집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신대방역 인근에 위치한 족발의달인 신림점 역시 이미 한 달 전에 매장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자리엔 고래고기집이 들어섰다.

강남구청점과 함께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족발의달인 합정점은 강남구청점과 마찬가지로 정식 매장이 아니라 빌라 1층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상영업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배달의민족에서는 강남구청점과 합정점 배달 서비스가 중지된 상태다. 올카인드코퍼레이션이 족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상 음식관리와 운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셈이다.

덮죽 도용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올카인드코퍼레이션은 족발의달인과 같은 방식으로 덮죽덮죽을 운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화 된 족발 조리법과 달리 덮죽은 포항 덮죽집 사장이 수개월에 걸쳐 개발한 자체 레시피로, 품질 차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이번 덮죽 사태는 일종의 미투 프랜차이즈라 할 수 있다”라면서 “만약 덮죽덮죽이 운영을 지속했더라면 포항 지역 기반 원조 덮죽집이 당장은 아니어도 향후 프랜차이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이상준 올카인드코퍼레이션 대표는 “죄송하다”라면서 구체적은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