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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이례적인 장면이 등장했다. 피감기관인 중기부의 박영선 장관이 한 야당 의원 질의에 그래프 자료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통상 국정감사에서 그래프 자료는 감사위원들이 피감기관을 지적할 때 사용하는 아이템(?)임을 고려하면 뜻밖의 모습이다. ‘4선’ 출신 장관으로 두 번째 국정감사를 맞는 박영선 장관이 ‘관록’을 드러낸 장면이라는 평가다.
이날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은 중기부가 지난 4월부터 추진한 ‘착한선결제’가 4월 이후 한 차례도 집행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착한선결제 캠페인은 자주 찾는 음식점 등에 기관이 미리 결제를 해두고 업소에 재방문하는 일종의 소비 촉진 캠페인이다.
권 의원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4월 음식점 214곳에서 약 7662만원을 선결제했다. 그러나 이후 5~8월에는 선결제를 한 내역이 없었다. 중기부는 9월 다시 선결제를 진행했다.
중기부는 타 부처와 기업들의 착한선결제 캠페인 동참을 촉구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다. 홍보예산을 들여 영화배우 안성기, 유준상과 정세균 국무총리, 박 장관이 직접 출연한 공익광고도 만들었다. 이 광고는 부산국제광고제에 출품해 수상하기도 했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대적으로 막대한 예산으로 홍보할 정도라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착한선결제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우리 중소기업·자영업자를 아끼고 보호해야 하는 중기부라면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이어나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착한선결제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부처 운영비로 진행했다”며 “소상공인의 매출 회복세를 보면서 추진했다.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 대비 8월 초에 95%까지 유지됐었지만, 75%까지 떨어져서 9월에 2차 선결제를 하게 됐다”며 준비한 소상공인 매출 그래프 자료를 들어 보이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다만 박 장관은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사업 예산이 잡혀 있는 것이라면 지속적으로 할 수 있지만, 부처 운영비에서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잘 새기고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