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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지산동 ‘건영’ 전용 53㎡도 지난해 12월 1억2000만원에 매매됐는데 집주인이 올해 2월 같은 가격에 전세를 들여놓으면서 결과적으로 집을 사는데 들어간 돈은 0원이 됐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개나리 1차’ 아파트 전용 42㎡는 지난해 12월 20일 1억3000만원에 매매된 이후 지난 8일 1억32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했다.
해당 단지에는 ‘갱신계약으로 갭으로 살 수 있는 집’, ‘급매갭 500만원’ 등 문구가 적힌 매물 광고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경남 김해시에는 매맷값보다 1200만원 이상 비싼 전세 거래도 이뤄졌다. 김해시 진영읍 ‘그린힐타운’ 전용 80㎡는 지난해 12월20일 1억1955만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는데 두 달 만인 지난 2월 25일 1억32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마이너스 또는 무자본 갭투자는 세종과 수도권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경기 파주시 목동동 ‘운정 화성파크드림시그니처’ 전용 84㎡(6층)는 지난 1월 5억원에 매매됐는데 한 달 뒤 기존 세입자와 5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해 전셋값이 매맷값을 웃돌았다. 경기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에듀포레’ 전용 75㎡는 지난달 5일 3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이후 해당 가구는 바로 다음 날인 6일 2억 7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이 집주인은 3000만원에 아파트를 산 것이다. 세종에서는 2000만원 갭투자 거래도 나왔다. 세종시 나성동 ‘세종모닝시티2차’ 전용 22㎡는 지난 1월 1억2000만원에 매매됐는데 다음 달 전세 보증금 1억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결과적으로 집주인은 2000만원의 돈만 들였다.
문제는 집값 하락이 이어졌을 때다.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비싼 데 현금유동성이 부족한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다. 그 전셋값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데 집값 하락세에 매맷값보다 비싼 돈을 주고 들어올 세입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갭투자 거래는 집값 하락폭이 큰 지역을 위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갭투자 매매거래 증가지역 1위는 경기 화성시로 집계됐다. 화성시는 전체 거래 2039건 중 95건(4.6%)이 갭투자로 진행됐다. 화성시에 이어 세종 72건(5.9%), 인천 연수구 65건(5.1%) 순으로 많았다. 화성시와 인천 연수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0% 이상 하락했고 2020년 아파트값 상승률 1위였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16.74% 떨어지면서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무자본 또는 마이너스 갭투자 한 이들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 가격이 더 오른다는 전제하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인데 이러한 ‘묻지마 갭투자’는 집값 하락기에 보증금 반환이 불가능한 ‘깡통주택’이 될 가능성이 커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집값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아진 지역에 갭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보증금 미반환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가적인 집값 하락과 갑작스러운 임대차 계약 해지 시 피해를 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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