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주고 사요"…바퀴 달고 대박친 'LG 스탠바이미'

신중섭 기자I 2021.08.19 15:39:07

바퀴 달린 스탠드 장착된 신개념 TV 인기
한정판·명품에나 있는 추가금 '리셀' 거래까지
1·2차 예약판매, 3차례 본판매서 모두 완판
정용진 부회장도 인스타그램으로 구매 인증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LG 스탠바이미 125만원에 삽니다.” “저도 찾습니다. 가격 잘 쳐 드릴게요.”

주로 구하기 어려운 의류나 한정판 제품에 프리미엄을 붙여 사고파는 ‘리셀’(Resell) 현상이 가전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G전자(066570)가 최근 출시한 이동형 TV ‘스탠바이미’가 그 사례다. 집 근처 가전 매장에서 언제든 구매할 수 있는 TV 제품에 추가 금액이 붙어 거래되는 건 드문 경우로 그야말로 ‘인기 가도’를 달리는 상황이다.

LG 스탠바이미가 집 안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사진=LG전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가 출시한 TV 스탠바이미는 지난달 21일 온라인 브랜드숍에서 진행한 예약판매에서 사전 준비 물량 200대가 1시간 만에 완판됐다. 같은 날 쿠팡에서 진행한 예약판매에서도 100대가 동이 났다. 같은 달 말 SSG, 29cm, 오늘의집, 무신사 등에서 진행한 2차 예약판매서도 마찬가지였다.

스탠바이미는 기존 TV와는 달리 바퀴가 달린 무빙스탠드를 장착, 침실·부엌·서재 등 원하는 곳으로 옮겨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 TV다. 내장 배터리를 탑재해 전원 연결 없이도 최장 3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화면은 90도 회전 가능하며 터치스크린도 제공한다.

스탠바이미는 본 판매에서도 LG전자 온라인 브랜드숍에서 이달 5·10·12일 세 차례 물량을 풀었으나 30분 내 준비한 수량 모두 소진됐다. 지난 13일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구매 인증샷을 게재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 반응이 기대를 훨씬 뛰어넘어 깜짝 놀랐다”며 “계획한 생산 물량을 넘어선 상황으로 공급 원활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스탠바이미 인기는 중고 시장으로까지 번졌다. 일부 판매처가 이달 중 추가 물량을 오픈하고 LG전자도 온라인 숍을 통해 내달 초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중고로 새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시장 반응이 뜨겁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인 ‘중고나라’에는 7월부터 이날까지 스탠바이미를 사고 싶다는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정식 출고가는 109만원, 이런저런 할인을 받으면 90만원 후반대에 구매 가능하지만, 이보다 20여만원 높은 125만원에 구매하고 싶다는 글이나 가격을 잘 쳐 줄테니 일단 팔라는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이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리셀러’(Reseller)들의 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리셀 현상은 주로 의류 시장에서 이뤄진다. 나이키 인기 모델이나 한정판 콜라보(협업) 신발은 정가의 몇 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중고거래가 된다.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 구매하는 것)으로 샤넬 핸드백을 구매한 후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경우도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현상이 가전제품, 그것도 TV 시장에서 나타나는 건 굉장히 드문 사례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27인치로 크지 않은 사이즈, 50인치대 TV에 견줄 만한 가격 등에도 스탠바이미가 큰 인기를 끄는 건, 최근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MZ(밀레니얼+Z)세대 취향이나 1인 가구를 겨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태블릿PC 등 무선 이동식 스크린이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와 인테리어를 중요시하는 1인 가구·신혼부부 등의 관심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수요와도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아이폰과 연동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 연내 애플 에어플레이(애플 기기의 콘텐츠를 무선 연동해 스트리밍 하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도 진행해 구매층을 더욱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당초 스탠바이미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만 연동하는 것으로 출시했다.

(사진=중고나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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