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동차회사, 다카타 파산보호신청에 '울상'

김형욱 기자I 2017.06.27 16:15:28

수조원대 리콜 비용 보전 불투명…"손실 불가피 예상"

다카타 에어백 리콜 문제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13일 기자회견장에서 이와무라 데쓰오 혼다 부사장이 향후 대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요타, 혼다, 닛산, 미쓰비시 등 일본 자동차 회사가 자국 에어백 회사 다카타의 파산보호신청에 울상짓고 있다. 수조원(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에어백 리콜 비용을 온전히 청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다카타는 에어백 팽창장치(인플레이터) 결함으로 2011년 리콜됐다. 팽창 과정에서 금속 파편이 사람을 다치게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이 결함에 따른 사망자가 16명에 달했다. 리콜 대상만 5100만대분으로 자동차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리콜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다카타는 결국 26일 미국과 일본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26일(현지시간)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다카타의 파산신청으로 다카타로부터 리콜 비용을 청구하는 게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백 리콜이지만 사실상 고객 차량에 대한 리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는 도요타 같은 자동차 회사다. 리콜을 처리한 후 그 비용을 제조 당사자인 다카타에 상당 부분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그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쨌든 자동차 회사로선 비용은 들어가는데 이를 청구할 곳이 사라지는 셈이다. 다카타는 파산보호신청과 함께 기업 분할을 통해 리콜 비용을 감당할 구 회사와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신 회사로 분할했다. 또 신 회사는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미국 에어백 회사인 키 세이프티 시스템즈(KSS)에 매각기로 했다.

다카타의 주요 주주(지분율 1.2%)이자 이전 최대 고객인 혼다는 이미 리콜 비용으로 5560억엔(약 5조5600억원)의 비용을 지불했다. 혼다 대변인 가치 고스케는 "(다카타에) 보상을 요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혼다는 이와 무관하게 고객의 에어백 인플레이터 교체를 이어갈 계획이다. 혼다는 리콜 사태 후 신모델에 대부분 다카타 에어백 대신 경쟁자인 오토리브(Autoliv)와 다이셀(Daicel)을 탑재하고 있다.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 역시 "다카타로부터 받을 비용 지불 시기가 늦어지거나 아예 못 받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약 2700만대에 달하는 에어백 리콜 비용으로 다카타 측에 5700억엔(약 5조7000억원)을 청구할 계획이었다. 추가 리콜이 필요하다면 비용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닛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닛산은 "우리가 다카타로부터 리콜 비용을 보전받을 권리를 얻게 되더라도 (다카타의 파산보호 신청 후)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닛산도 리콜 대상 에어백을 탑재한 차량이 약 700만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콜 비용은 약 900억엔(약 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밖에 스바루가 275만대분 735억엔(약 7350억원)의 리콜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마쓰다도 776만대분 407억엔(약 4070억원)이다. 당장의 리콜비용 외에 소비자의 소송에 따른 추가 비용도 발생할 수도 있다. 마쓰다 대변인 다이라 히데키는 "미국에서 현재 적잖은 소비자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며 "추가 손실 가능성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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