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신정은 기자]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연쇄 지진으로 아이신, 소니 등 일부 현지 제조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했지만 국내 관련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정 타격도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 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아이신은 최근 구마모토 공장 두 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쌍용자동차(003620)와 한국GM, BMW 미니(MINI) 등이 일부 모델에서 아이신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신은 일본 내 여러 곳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당장 수급 차질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코란도C와 티볼리, 티볼리 에어 등에 아이신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 공급되는 아이신 변속기는 나고야에 공장이 있어서 이번 지진으로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이 최근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티바에도 아이신 자동변속기가 처음으로 장착됐다. 한국GM 측은 “캡티바를 생산하는 부평 공장은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을지 변속기 재고수량 등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진 발생으로 이미지센서(CIS) 분야 세계 1위인 소니의 구마모토 공장이 가동 중단됐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마트폰 주요 제조사가 소니로부터 이미지센서를 공급받고 있기는 하지만 이 공장이 유일한 생산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세계 2위 CIS 생산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센서를 생산하는 소니 공장이 일본 내 다른 곳에도 여러 개 있고 구마모토 공장의 생산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구마모토 공항이 폐쇄되긴 했지만 해당 노선을 운항해온 항공사가 적어 영향이 크진 않을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곳은 인천~구마모토 노선을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020560)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6일 후쿠오카로 임시 운항편을 투입해 구마모토에 체류하던 승객 136명 전원을 한국으로 수송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인천~구마모토 구간 예약 승객 중 예약 변경, 환불시 해당 수수료를 일정 기간 면제할 방침”이라며 “공항 폐쇄로 당분간 항공기 운항이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예약 승객은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와 예약센터, 여행사 등을 통해 항공기 운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근 후쿠오카 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대한항공(003490)과 제주항공(089590)은 이번 지진으로 당분간 여행객 감소가 우려되지만 당장 운항 편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예약 상황을 관련 부서가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