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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의무 풀어달라더니…대한항공, 공정위 조사 중 자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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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기자I 2026.09.10 1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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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무처 “조사방해” 檢 고발 의견
직원 3명, 전산파일·이메일 등 무단 삭제
시정명령 변경 요청 2건도 모두 기각 의견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 과정에서 조사 대상 자료를 삭제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한 대한항공 측이, 정작 해당 요청의 타당성을 확인하는 현장조사 과정에서 관련 전산파일과 이메일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좌석 의무 풀어달라더니…대한항공, 공정위 조사 중 자료 삭제
10일 공정위 사무처는 대한항공 및 소속 직원 3명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무처는 이들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조사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대한항공 법인과 직원 3명을 각각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사무처의 조사 결과와 조치 의견을 담은 것으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최종 고발 여부는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이번 조사방해 행위는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시정명령 가운데 청주~제주 노선의 변경요청 건을 들여다보기 위해 지난 2월 2~6일까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진행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대한항공을 비롯한 5개 항공사는 시정명령 대상인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 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였다. 기존 시정명령은 해당 노선의 공급 좌석을 2019년의 90%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항공사들은 이를 70% 이상이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공정위는 앞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과 관련해 국내·국제선 40개 노선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고 보고, 해당 노선에서 공급좌석을 2019년의 90%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도록 하는 등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현장조사 과정에서 대한항공 소속 직원 3명은 지난 2월 2~4일, 사흘간 조사 대상 사건과 관련된 업무용 전산파일과 전자메일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러한 행위가 조사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은 현장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하거나 접근을 거부하고, 위조·변조 등을 통해 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기피한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시정명령 변경요청은 모두 2건으로, 사무처는 두 요청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먼저 대한항공 등 5개 항공사는 청주~제주 노선에 대해 ‘외부적 요인에 의한 불가피한 사정변경’이 발생했다며 공급좌석 유지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시정명령은 해당 노선의 연간 공급좌석을 2019년 공급좌석의 90%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70% 이상이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무처는 시정명령 변경 사유가 되는 ‘사정변경’은 위원회가 시정명령을 최종 확정한 2024년 12월 24일 변경처분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어야 한다고 봤다. 그 이후 청주~제주 노선의 시정명령 이행이 곤란해질 정도의 새로운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시정명령 대상 전체 노선에 대한 공급좌석 유지 의무 완화를 요청했다. 대한항공 등 5개 항공사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환율 급등과 전반적인 항공여객 수요 위축을 이유로 2026년도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면제하거나 완화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사무처는 발권 내역을 바탕으로 각 노선별 올해 전체 항공여객 수요를 추정한 결과, 중동 전쟁 발발과 유가·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체 노선에서 전반적인 수요 위축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시정명령을 변경해야 할 정도의 ‘중대하거나 불가피한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요청 역시 기각 의견을 냈다.

한편 공정위는 대한항공 등 피심인들에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의견진술 기회 등을 제공한 뒤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조사방해 및 시정명령 변경요청 건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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