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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모래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행사에서 향후 출시되는 모델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델 3’나 ‘모델 Y’보다 조립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비용절감과 차량생산 증가에 대한 발표에만 약 3시간을 할애할 정도로, 공정혁신을 강조했다.
모래비 부사장은 “차세대 모델은 조립 공정상의 복잡성과 시간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생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조립 설비라인에서 차량을 한 번만 조립하고, 고성능 자동로봇을 더 투입해 공정을 보다 더 단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또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희토류도 25% 줄여 생산비용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원활한 원자재 수급을 위해 텍사스주에 리튬 정제공장을 착공했으며, 12개월 이내에 배터리에 쓸 수 있는 수준의 리튬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테이터 분석결과 테슬라 소유주들이 선루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 차기 모델부터는 선루프도 없애기로 했다. 현재 모델3 생산비용은 2018년보다 30%가량 절감됐는데, 공정 혁신을 통해 추가로 50%를 더 줄이겠다는 게 테슬라의 목표다.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조만간 2만5000~3만달러(3200만~4000만원) 가격의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가장 싼 테슬라 모델은 4만달러를 웃돈다.
테슬라가 이처럼 비용절감을 통해 가격을 더 낮춘 전기차를 판매한다면 시장 지배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테슬라는 올해 초 과감하게 가격인하에 나섰다. 다른 완성차업체의 영업이익률이 약 5~10%대에 불과하지만 테슬라는 영업이익률이 10% 중후반 대에 달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테슬라의 차량 생산비용이 더 내려가면 경쟁사 대비 훨씬 저렴한 전기차를 양산하면서 ‘치킨게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이날 2030년 연간 2000만대 생산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현재 130만대 생산보다 약 15배가량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684만대)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위해 테슬라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12곳까지 늘리고 공장당 연간 150만대 생산이 가능하도록 공정혁신과 생산단가 하락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와 텍사스,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에 이어 멕시코 공장을 확정한 상태다.
테슬라의 전세계 차량생산·판매·서비스를 총괄하는 주 샤오퉁은 “현재 4개의 기가팩토리 외에 새로운 공장을 계속 짓겠다”면서 “45초마다 1대 생산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테슬라가 처음으로 100만대 생산 이정표를 세우는 데에 12년이 걸렸고 이후 200만대는 18개월, 300만대 11개월, 400만대 7개월로 시간을 단축했다”며 연간 2000만대 목표가 단순한 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이버트럭 연내 출시…차세대 차량 공개는 빠져
다만 테슬라는 이전 투자자의 날과 달리 이번에는 차세대 미래차를 공개하지 않았다. 전기차 픽업트럭 ‘사이버트럭’과 베일에 가려진 모델 2종만 슬라이드에 띄웠을 뿐 구체적인 새로운 차량 공개는 하지 않았다. 2019년 최초로 공개된 테슬라의 5번째 차량인 사이버트럭은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당초 2021년말께 양산이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공급망 붕괴 등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수차례 일정이 연기됐다.
이날 기대했던 차세대 모델에 대한 소개가 없자 투자자들은 실망했고,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5% 하락했다.
한편 테슬라는 전기차 난방효율을 높이는 히트펌프를 가정 및 사무실로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도 제시했다. 히트펌프를 집과 사무실에서 확대 사용할 경우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성과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세계는 지속가능 에너지 경제로 이동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생전에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