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활동 금지 공간인데… 이재명, ‘룰 어기고’ 청년들과 간담회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와 간담회를 열었던 장소가 정치적 목적의 이용이 금지된 장소였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뒤로 “정치 목적 공간이용이 불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공지문이 보인다. (사진=이 후보 측 블로그)

앞서 이 후보는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 파랑고래’에서 청소년·청년 기후 활동가들과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이 후보는 “기후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질적으로 전환된 경제체제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겠느냐”며 “기후문제를 헌법에 넣어 국민 인식을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체의 협의된 룰을 일부 어기면서 주장을 세상에 알리는 것, 그럴 수 있다”라며 “그런 식의 삶을 응원한다. 저도 그랬으니까”라고 했다.

이어 “투쟁의 양식에서 고통을 많이 겪어서 답답한 것 같은데, 사회 중요 과제에 대해 나도 전과자”라며 “범법을 하는 때도 있다. 범법자로 몰릴 때도 있다. 투쟁의 양식이 선을 넘을 때 그게 옳은지 그른지는 각자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이 후보가 참석했던 간담회 장소가 정치·종교·상업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공간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간담회 장소였던 신촌, 파랑고래의 장소 사용 운영지침에 따르면 특정 정당·종교·단체 등의 정치 및 홍보 행위는 장소 사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관을 하려면 대관신청서를 작성해 서울 서대문구청에 보내야 하는데, 신청서 양식에도 ‘사용허가 취소 및 정지(제한)’ 항목으로 정치 활동의 목적이 명시돼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이 후보가 오는지 몰랐다. 대관 신청서가 개인 명의로 ‘기후 관련 청년 행사’라고만 적혀 있어서 승인했을 뿐”이라고 언론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