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말라" 美압박 불구…獨이통사 中화웨이와 5G망 구축

방성훈 기자I 2019.12.12 15:33:24

"5G 네트워크 구축 업체로 화웨이·노키아 선정"
"누가 주도할지는 미정…獨정부 승인 기다리는 중"
CNBC "美정부 화웨이 퇴출 캠페인에 걸림돌"

(사진=텔레포니카 도이치란트 홈페이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 최대 이동통신사 중 한 곳인 텔레포니카 도이치란트(Telefonica Deutschland)가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손을 잡기로 했다. 미국이 유럽·아시아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 결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CNBC는 11일(현지시간) 독일 텔레포니카 도이치란트는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자로 중국 화웨이와 핀란드 노키아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텔레포니카 측은 “현재는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화웨이와 노키아 중 어느 곳이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NBC는 “독일 기업의 이번 결정은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등 중국산 장비 사용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겐 잠재적으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 지난 2012년 미국 의회가 ‘화웨이 통신장비가 국민들을 감시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뒤,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서 만든 장비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사용을 금지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엔 노골적으로 화웨이를 제재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동시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를 대(對)이란 제재 위반, 기밀유출 및 스파이 혐의 등으로 체포·기소했다. 화웨이 및 계열사들을 거래금지 기업으로 분류하고, 거래시엔 정부 승인을 받도록 했다.

나아가 화웨이 장비가 세계 각국으로 보급되는 것도 경계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유럽·아시아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장비가 기밀을 훔치거나 통신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며 “쓰지 말라”고 사실상 강요해 왔다.

독일도 해당 국가들 중 한 곳이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지난 10월 화웨이를 배제시키지 않기로 했다. 대신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및 법안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한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미국과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밀정보를 공유하는 정보협의체 ‘다섯개의 눈(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소속 국가들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웨이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해당 기업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만 최종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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