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대외연락부를 인용해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20~21일 양일간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 역시 같은 시간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20일부터 21일까지 조선(북한)을 국가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는 중국의 외교부가 아닌 대외연락부가 맡으며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국가 대 국가 차원이 아니라 ‘당 대 당’ 차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지도자이자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2005년 방북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2008년 평양을 방문한 적 있지만 당시는 주석이 아닌 국가부주석의 신분이었다.
올해는 북한과 중국의 수교 70주년인데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김 위원장이 무려 네 번이나 중국을 방문한 만큼, 시 주석의 답방이 예상된 바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향후 북·중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난 만큼, 향후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도 뜻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융 푸단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만큼 독특하고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면서 “이번 북한 방문으로 중국과 미국 관계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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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중국으로서도 외교력을 과시할 수 있는 자리란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이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 북한을 방문하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북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얘기다.
이제까지 미국은 북·중 밀착을 노골적으로 견제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네 차례 방중에도 불구하고 답방을 하지 않았다.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던 계산 탓이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방북 카드를 꺼내 든 건 중국이 미국에 외교적 맞불을 놓을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부터 미중 무역협상은 중단된 채 양국은 관세를 재차 부과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이 점점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며 중국을 정치외교적 영역에서 압박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지난 16일 200만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한 시위를 미·중 정상회동에서 의제로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맞서기 위해 중국도 북한 카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북한도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국을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등 국제 사회의 여론 형성에 힘을 쏟았다. 중국이 북한에 힘을 실어줄 경우,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한반도의 구도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시 주석은 방북 기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혈맹의 상징인 북중 우의탑을 참배할 예정이다. 중국 대외연락부와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양측은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를 공동 개최하는데 합의했고 이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함께 계획함으로써 신시대 북·중 관계 발전에 새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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